우크라 남부서 집속탄 사용 취재 중 포격으로 러 기자 4명 사상
우크라 동부서 독일 기자도 훈련 촬영 중 포격 받아 부상
◆…러시아 RIA 통신사 특파원 로스티슬라프 주라블레프 사진=로이터통신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집속탄에 러시아 기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러시아가 주장했다. 같은 날 러시아가 발사한 집속탄에 독일 기자 1명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영통신사 리아노보스티(RIA) 전쟁 특파원인 로스티슬라프 주라블레프는 이날 낮 12시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피아티카트키 마을 주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숨졌다.
같은 회사 소속 사진기자 콘스탄틴 미할체프스키와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아 소속 로만 폴샤코프 기자, 촬영기자 드미트리 시코프 3명도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집속탄 사용을 취재하던 리아노보스티와 이즈베스티아 소속 기자가 우크라이나군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주라블레프가 집속탄 폭발로 다친 뒤 후송 과정에서 숨졌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언론인에 잔혹한 공격을 한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게 집속탄을 제공한 사람들도 책임의 일부를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언론이 사망 보도에 "끔찍한 뉴스"라며 "집속탄 사용은 비인도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간인에 대해 집속탄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던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약속이 거짓말로 판명됐다"고 꼬집었다.
남부 해안에서 약 90㎞정도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피아티카트키는 전략적 가치가 큰 곳으로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러시아 기자에 이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소속 촬영 기자 예브겐 쉴코도 오후 12시 10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드루즈키우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 훈련장에서 러시아 집속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쉴코는 즉각 우크라이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함께 있던 기자는 "우크라이나군 사격 훈련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몇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우리가 포격을 피해 엎드려 있는 동안 더 많은 폭발이 발생해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우리가 (러시아군의) 집속탄 포격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 모두 집속탄 사용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폭탄 하나에 수많은 작은 폭탄이 들어있어 넓은 지역에 흩뿌리는 무차별 살상 무기로 불발탄 발생 비율이 높아 민간인 피해를 야기한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점령지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미국산 집속탄울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