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모CB 악용 불공정거래 기획조사 진행
부당이득 840억원...혐의자 33인 검찰 이첩
62%는 상습범, 기업사냥꾼 연루...투자조합 활용하기도
대규모 투자유치 가장해 투자자 현혹한 사례 80%
◆…사모CB 악용 불공정거래 주요 유형(부정거래)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A사와 신약개발사 간 업무협약(MOU)은 최종 결렬됐고 A사의 임상투자는 중단됐으며, 임상시험 통과 가능성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사실은 모두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부정거래 혐의자 3인을 검찰에 이첩했다.
25일 금융감독원은 40건의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불공정거래 조사사건을 발굴해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6월말 기준 관련 부당이득은 840억원 상당이다. 금감원은 혐의자 33인을 검찰에 이첩했다.
조사완료된 14건 중 부정거래 10건, 시세조종 3건, 미공개정보 이용 3건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0건 중 25건(62.5%)은 상습 불공정거래 전력자 및 기업사냥꾼이 연루돼 있었다. 사모CB가 자본시장 중대 교란사범의 부당이득 편취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40건 중 32건(80%)은 사모CB 발행 당시 유행했던 테마사업 신규 진출 또는 사모CB를 통한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경우였다.
불공정거래 세력이 투자조합 또는 투자회사를 통해 사모CB를 인수하는 사례도 40건 중 27건(67.5%)에 달했다. 이 경우 실제 인수주체를 은폐하고 자금추적을 어렵게 하는 동시에 정상적인 기업 인수‧투자유치로 위장하는 효과가 있다.
또 조사대상 기업 39개사 중 29개사(74.4%)는 상장폐지, 관리종목 지정, 경영악화 등으로 투자자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보강된 조사인력을 집중해 더욱 속도감 있게 사모CB 기획조사를 진행‧완료할 계획이다. 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부문 공조 체제를 활용해 불공정거래 카르텔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와 긴밀히 협업해 사모CB가 건전한 기업 자금조달 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전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구성하고 사모CB 관련 점검대상 및 점검결과를 상호 공유해 소관 업무에 활용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