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테마주 급락, 알고리즘 매매 의심"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 "패닉셀 투매론 한계"

"2차전지 급락도 DMA 채널 알고리즘 매매 의심"

초전도체 테마주 급락 사태는 개인들의 투매보다 알고리즘 매매가 의심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차전지와 리튬주 급등락 등 최근의 시장 상황 역시 알고리즘 매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일 '손바뀜도 초전도더라-제2의 시타델 DMA 사태 우려' 보고서를 통해 "초전도체 관련주의 급락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사실상 20분 만에 완료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 오후 미국 메릴랜드대학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SNS를 통해 "LK-99는 상온과 저온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하자 LK-99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고 연구원은 "특히 오후 2시 12분경의 매도 주문이 주가 하락에 결정적이었다"며 "지난 7거래일간 회자된 이슈인 데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 분포를 감안하면 8분이라는 조정시간은 극히 짧다"고 분석했다.

이어 "패닉 셀(공황 매도)의 투매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해당 테마로 시세를 견인한 기존 매수자의 매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펀드 기반의 기관, 외국인이 투자하기에는 작은 사이즈의 종목이고, 공매도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지난 2017~2018년 시타델증권의 DMA(직접 시장접근) 사태를 언급했다. 시타델증권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국내주식 264개 종목에 대해 6796회의 시장교란 행위를 일으켰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 시타델증권에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는 "짧은 시간의 거래량 폭증과 호가 하락에서 알고리즘 매매와, DMA 채널 거래가 의심된다"며 "시타델 DMA 사태 당시 호가생성과 취소의 단기 알고리즘 매매로 주가 급등락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최근의 시장 상황은 알고리즘 매매로 의심되는 케이스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2차전지와 리튬 관련주 급등락, 지난달 12일 셀트리온 3사 합병 루머 관련 주가 급등, 6월 26일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 주가 급등락에도 DMA 채널 알고리즘 매매가 의심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은 매거래일 진행되고 있다"며 "거래질서 문란 계좌 지정 등 행정적 조치에 대해 당국이 좀더 과감해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