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탈사, 아세안 진출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

여신금융연구소 세미나

베트남·인니, 자동차·오토바이 대출 활성화

은행 접근성 낮은 미얀마 저소득층 타깃

캄보디아, 라오스 등도 사업기회 존재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이 경쟁 심화와 수익 악화에 허덕이는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지역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22일 여신금융연구소가 주최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아세안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고영경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안센터 연구교수와 오성헌 오킴스 대표변호사, 빈기범 명지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은 신용기관 대출총액 중 은행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파이낸스 회사(FC)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상위 3개사가 시장 절반을 장악해 한국계 FC의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미래에셋캐피탈 등 6개사가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금융감독청(OJK)의 강력한 관리감독에도 멀티파이낸스 회사(MFC)가 난립하고 있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오토바이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일본계 MFC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내 금융사 중엔 우리카드, KB캐피탈 등이 진출했다.

오성헌 변호사는 "한국 금융감독원이 인도 금융감독청(OJK)과 합의각서에 서명해 올해 하반기 상호 직원 파견 프로그램이 시행될 예정"이라며 "규제 관련 현지 영업상 난점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은행 접근성이 낮은 '언뱅크드(unbanked)' 비율이 매우 높다. 저소득층과 소규모 기업은 은행이 아닌 MFI(소액금융기관)를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한다. 쿠데타 발생 이전인 2020년까지 190개 MFI가 600만명의 고객을 보유했으나 이듬해 쿠데타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지며 혼란한 상황이다.

한국계 MFI는 16개사로 여신잔액 기준 24%를 점유하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NBFI) 인가의 경우 국내 여전사들은 아직 취득하지 못했다.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7개사가 현지법인으로 진출했다.

캄보디아의 여신업자로는 특수은행과 소액대출회사가 있는데, 소액금융은 수신이 가능한 MDI, 불가능한 MFI로 구분된다. KB국민카드, BNK캐피탈 등이 현지법인을 5개 냈다. KB국민카드 자회사인 KB대한 특수은행이 업계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고영경 교수는 "진입장벽이 높고 활동 반경이 좁은 중국과 달리 동남아는 성장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정부 정책을 사전적으로 잘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적절한 전략을 취한다다면 성장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정부가 나서서 캐시리스(cash-less), 디지털월렛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핀테크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금융접근성이 낮은 인구가 핀테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별, 지역별로 다른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빈기범 교수는 라오스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제시했다. KB와 DGB, BNK, 웰컴금융그룹이 할부리스업에 진출한 이후 2017년부터 신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빈 교수는 "라오스에 무상원조를 한 나라 중 한국이 8위다. 금융과 경제가 미발달한 나라에도 소액대출금융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사회주의 국가로 미중분쟁이 심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