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합계출산율 1명도 안돼…OECD 중 유일
인적공제, 자녀장려금 등 세제지원 하는데
"자녀공제, 주요국 비해 지원규모 크지 않아"
佛선 자녀수 따라 과표 조정해 세부담 낮춰
英은 일부 유아·아동용품 소비세 면제도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자녀 관련 공제제도는 국외 주요국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가 크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다양한 방식의 세부담 완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구청에 마련되어 있는 출생신고서.(사진 연합뉴스)
국가가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1명 이하(0.98명)로 떨어진 이후 반등하기는커녕 더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0.78명까지 떨어졌고, 출생아가 사망자를 밑도는 '인구 자연감소'는 44개월째(2019년 11월 이후) 지속하고 있다.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2022년 기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53.5%이며, 2018년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통계청, 청년의 의식변화 보고서).
현재 출산율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세제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세제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 및 양육에 대한 세제지원으로 관련 수당 비과세, 자녀 인적공제, 자녀 교육·의료비 및 보험료 세액공제, 자녀장려금, 관련 소비세 면제 등의 제도가 시행 중에 있다. 사회변화에 따라 세제 손질도 했다. 자녀 인적공제 금액은 1995년 자녀 1인당 100만원에서 2009년 현행 150만원으로 올렸고, 자녀세액공제 대상연령은 도입 당시에 20세 이하였으나 2018년 도입된 아동수당제도의 연령상향에 연동되어 조정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영유아용 기저귀·분유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를, 올해부턴 다자녀 가구가 승용차를 구매할 때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지난 7월 발표)에 혼인 관련한 세제지원이 들어간 부분이 눈에 띈다. 현재 부모님으로부터 10년 동안 증여받았을 때 세금이 나오지 않는 금액은 5000만원(과세가액 공제한도)인데, 개정안은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에 대해 공제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올렸다. 유사한 세제지원으로는 2004~2008년까지 근로소득자(총급여 2500만원 이하)가 혼인할 때 100만원을 소득공제 해준 바 있다.
주요국과 비교땐 세제지원 규모 작다는데
예정처는 "국외 주요국은 자녀 조세지원 제도로서 우리와 같이 기본적으로 소득세 인적공제를 시행 중이며, 교육·의료비 등에 대한 비용공제를 인정하고 일부 육아품목에 대한 소비세 면제를 시행 중"이라며 "프랑스는 가족계수제도, 대만은 기본생활비차액제도 등과 같은 특이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소득세 낼 때 부부·부양자녀의 인원수를 반영(가족계수)한다. 이 가족계수로 과세대상소득을 나누어 과표를 산출하고 다시 이 계수를 곱하면 가계가 납부할 소득세액이 구해진다. 가족계수는 혼인·동거 여부에 따라 1(또는 2)단위가 주어지며, 부양자녀 둘째까진 1명당 0.5단위·셋째부턴 1명당 1단위가 추가되는 구조다. 0.5단위가 추가될 때마다 1678유로(한도, 0.2단위 추가시 838유로)의 세액감면이 이루어진다. 부가가치세율의 표준세율은 20%인데, 아동돌봄 용역에 대해선 경감세율(10%)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유아·아동용 의류, 신발, 그림책 등에 대해 소비세를 면제해준다(영세율 적용). 한국처럼 자녀 관련 소득공제 제도는 시행하지 않으나, 16세 이하 첫째 자녀 1인당 545파운드·둘째 자녀 1인당 2935파운드를 추가해 세액공제(소득세)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19세 이하(학생의 경우 24세 이하) 자녀에 대해 1150달러 또는 근로소득과 400달러 합계액 중 큰 것을 소득공제 해준다. 대만은 기본생활비가 인적공제, 표준공제, 특별공제를 합한 금액보다 많은 경우 그 차액을 추가로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1인당 기본생활비 19만6000달러·TWD).
예정처는 "국외 주요국의 경우 부양자녀수를 반영한 조세지원 제도로서 소득세 기본공제 이외에 과표 완화 등의 세부담 완화정책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나라 자녀 관련 공제제도는 국외 주요국과 비교시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가 크지 않은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가구당 미성년 자녀 인원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다양한 방식의 세부담 완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엔 혼인·출산·양육을 지원하는 법률안이 다수 발의되어 있다. 자녀(본인) 혼인비용을 종합소득금액에서 500만원 한도로 공제해주거나, 자녀세액공제 금액을 현행보다 더 올리고, 자녀수에 따른 소득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세제지원 관련 법률안은 40건(8월 현재)으로, 출산·양육에 대한 비과세·세액공제·면세 비중이 73%(29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