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익스포저, 1년간 큰 변화 없어
브릿지론 80%가 본PF 전환 실패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저 6조원...손실흡수능력 점검 필요
중소형사는 5개 사업장 전액 손상처리 시 적자전환
◆…자본규모별 회사 평균 손실 감내 가능 최대 사업장 수. 각 사 업무보고서 및 제시자료, NICE신용평가 정리 (2023년 6월말기준) [NICE신용평가]
6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간한 '증권: 국내외 부동산금융 확대의 그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국내 주요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47조6000억원으로 작년 3월말(47조9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나신평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국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저 5조2000억원 중 73%가 만기연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브릿지론의 80%가량이 본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연장된 모습이다.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이러한 만기연장 방식이 부동산 익스포저를 해소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부동산금융 건전성 현황을 보여주는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6월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상당부분이 만기연장됐으며 펀드 등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착시효과가 반영됐다'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나신평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만기연장돼 요주의로 분류되는 부동산 익스포저, 추가 감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펀드 자산을 포함한 실질 건전성 저하 여신을 점검했다. 그 결과 3월말 기준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저는 약 6조원으로 고정이하여신 규모의 5배가량 컸다.
이예리 선임은 "해외사업장의 만기도래가 임박한 경우, 단일 사업장에 대해 거액 신용공여한 경우, 중후순위 및 지분 투자형태로 투자한 경우 추가 손실 발생 여부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분석대상 증권사 25개사 (2023년 6월말 기준) [NICE신용평가]
이에 따라 증권사의 손실감내능력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간 발생하는 핵심 경상수익(위탁+IB+자산관리+금융+자기매매/기타손익)을 기준으로 하면,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초대형사는 평균 1조3000억원의 손실 흡수력이 확보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대형사는 평균 4400억원, 그외 중소형사는 평균 1600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핵심 경상수익에서 판관비를 제외한 연간 실질 손실흡수버퍼를 추정해 보면, 초대형사 평균 5500억원, 대형사 평균 1400억원, 중소형사 평균 300억원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보유한 건당 평균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를 고려할 때 초대형사는 연간 국내 36개 사업장 또는 해외 17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해도 경상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형사는 연간 국내 11개 사업장 또는 해외 5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될 경우, 중소형사는 연간 국내 5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될 경우 경상적으로 적자전환할 우려가 제기됐다.
이예리 선임은 "초대형사의 경우 위탁매매, 전통 기업금융(IB) 등 부동산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가 많아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그러나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사는 타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위해 감내가능한 손실규모가 적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