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오름세로 수신금리도 올라
저축은행 예금 322개 중 197개 4%대 금리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져”
◆…자료사진=연합뉴스
최대금리가 연4% 이상인 예적금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자 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4%대 예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9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0~3.85%로 나타났다.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연 3.47~3.73% 수준이던 금리 상하단이 0.10%포인트 오른 수치다.
정기예금(12개월) 상품 가운데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금리가 연 4%를 넘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을 비롯해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4.1%)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4.05%)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4.00%)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4.00%) 등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하지 않은 정기예금의 경우 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3.9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3.83%)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예금통장(3.8%)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3.75%) △한국산업은행 KDB 정기예금(3.70%)이 뒤를 이었다.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한 배경으로는 한국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예금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87%로 전달 대비 3.78% 상승했다.
여기에 예대율 한도 규제가 정상화된 점도 금리인상을 부추겼다. 금융 당국은 은행의 자금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105%까지 올렸던 예대율 규제를 지난 7월 100%로 정상화했다. 예대율이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잔액과 은행이 빌려준 대출금 전액의 비율을 말한다. 즉, 예금잔액이 100만원이 있다면 최대 100만원까지만 대출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대출 비율이 줄어들면서 은행권의 자금 확보가 중요해지자 고금리 예금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저축은행도 고객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상품 322개 중 197개(61%)가 4% 이상의 금리를 주고 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수신 잔액은 꾸준히 늘고있는 추세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의 잔액은 7월 말 832조9812억원에서 8월 말 844조9671억원으로 11조985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1조2520억원에서 42조2814억원으로 1조294억원 늘어났다.
다만 수신금리 인상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조달비용 증가는 은행 변동형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인 코픽스(COFIX) 상승으로 이어진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예금 금리가 인상된 뒤 대출상품 금리가 연이어 급등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