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한 지역에 일정 기간 머무는 '생활인구'를 늘린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2일 '지방소멸·지역균형발전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차관은 "수도권 인구집중과 고령화 등에 따라 소멸위험지역이 올해 2월 기준 118개로 전체 228개 시군구의 51.8%에 달하고, 앞으로도 인구감소와 맞물려 지방소멸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와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져 지역 공동체 존립을 위협하고, 나아가 국가경제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측면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지역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유출을 막고, 기업과 인재가 지방에 모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내년 3000억원 규모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를 조성해 지역투자 마중물로 활용할 것"이라며 "대학에 대한 재정권한을 지자체로 부여하고 30개 지방대를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하여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 생활 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을 중심으로 핵심 생활인프라 개선에 중점 투자하기 위해 연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운영 중"이라며 "주거·생활인프라·생활서비스를 통합 지원해 살기 좋은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지역활력타운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간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민간협력 지역상생협약 재정지원 등을 통해 정주인구뿐 아니라 생활인구(정주인구 뿐 아니라 월 1회·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사람도 포함)를 늘려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려는 지자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간담회에서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육, 취직 등으로 인한 사회적 이동이 지방소멸의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인구감소지역 내 규제특례 확대, 농림축산어업 스마트화 등의 정책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지역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산업단지 조성 등 장소기반정책과 인력양성 등 사람기반정책 간 유기적 연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논의한 내용을 향후 지방소멸 관련 정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