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배출권 할당위원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배출권을 다음 달로 넘겨 거래할 수 있는 '이월 한도'를 3배로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증권사 외의 금융기관도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배출권할당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배출권 거래제는 일정량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에 배출권을 할당하고, 배출량을 줄여 배출권이 남는 경우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감축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됐으나, 국내 배출권 시장은 거래량이 매우 적고 가격 변동성이 커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배출권 시장에는 배출권 할당 대상 700여곳을 비롯해 시장조성자 7곳과 증권사 20곳이 참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회의에서 "기업의 자유로운 배출권 운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그동안 배출권 가격 변동성을 심화시킨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던 배출권 이월 한도를 기존 순매도량의 1배에서 3배로 늘린다. 이에 따라 부족업체가 부족한 양보다 더 매수한 경우에는 전량 이월이 가능해진다. 또 기업이 외부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수행한 실적을 상쇄배출권으로 전환하는 의무 기한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위원회 의결에 따라 올해 배출권부터 바로 적용된다.
특히 추 부총리는 "배출권 시장참가자 확대, 거래상품 다변화 등을 통해 폐쇄적인 배출권 시장을 개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으로 제3자 참여 확대를 위해 배출권 위탁거래를 도입한다. 이 조치로 이르면 내년부터 증권사 외의 금융기관도 배출권 거래시장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여건에 따른 개인의 시장 참여도 추후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배출권과 연계된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상품 출시를 허용하고, 2025년까지 배출권 선물시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정부가 지난 4월 마련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반영한 제3차 계획 기간(2021~2025년) 배출허용 총량 조정방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2050 탄소 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