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젤렌스키 UN총회 연설 중 "정치적 연극" 발언에 항의
"거짓 발언…전쟁 초부터 지원해온 국가에 부당"
우크라전 아래 단결했던 EU 분열 우려 커져
◆…폴란드가 바르샤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곡물 금수 조치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진 플릭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폴란드 외교부가 이날 바실 즈바리치 주바르샤바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파베우 야브론스키 폴란드 국무부 차관이 즈바리치 대사에게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유엔 총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부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면서 연대를 가장했다고 주장한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무부 차관은 폴란드에 대한 이 주장이 거짓이며, 특히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국가에 대해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국산 곡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 연장을 조치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이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를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의 우리 친구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정치적 연극으로 결속해 러시아를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고 비난했다.
최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하고 우크라이나가 이에 맞서 이들 국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유럽연합(EU) 국가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로였던 흑해 항로가 막히면서 EU는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수출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폴란드, 헝가리 등의 육로와 수로를 이용하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동유럽 국가로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늘어나며 일부 국가는 자국에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가격을 폭락시키는 등 시장 생태계를 흐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지난 5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국에 대한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직접 수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하도록 조치했으며 해당 조치는 지난 15일에 만료된 상황이다.
하지만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이를 자체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제소를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측은 이들 국가가 연장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 대표부 타라스 카츠카는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폴란드의 과일과 채소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폴란드 외교부는 "다자간 플랫폼을 통해 폴란드에 압력을 가하거나 국제기관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분쟁 해결의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들 국가의 갈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아래 단결했던 EU가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