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금품 적절 사용 여부, 대반격 속도 등 질문 예정
하원의장 "지원한 돈 제대로 쓰이는지 궁금"
하원의원 3분의 1, 우크라 지원 축소 개정안에 찬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로이터>
지난해 12월 올리브색 스웨터를 입고 미 하원에서 연설한 후 기립박수와 함께 의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9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와는 사뭇 다른 미 의회의 분위기에서 20일(현지시간) 비공개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WSJ은 미 의원들이 미국 지원 금품에 대한 적절한 사용 여부와, 예상보다 느린 대반격 속도에 관해 질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 의회를 방문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표는 전쟁에 대한 자금과 무기 지원 여부와 타 동맹국에 대한 입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 의회 양당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냈던 낸시 펠로지 전 하원의장과 달리 현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젤렌스키의 방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젤렌스키가 우리 대통령인가? 나는 어떤 것을 약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지원한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승리를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이 미국 대중이 알고 싶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찬반이 갈리고 있다. 하원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축소하는 개정안을 거부했는데 당시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70명의 공화당 의원은 하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공화당 유권자의 62%가량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대선 예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지출 규모를 비판하며 자신은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동부 전선을 일부 되찾은 직후 워싱턴을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의 대반격은 서방의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로부터 반격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미국의 지속적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400억 달러 이상의 무기와 장비를 보냈고 추가로 2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미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9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려는 미국의 노력과 관련해 공화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흔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라 레스닉 국무부 부차관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 중국을 저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파트너를 포기하는 것은 우리가 대만에 충분한 방어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중국이 결론을 내리도록 장려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