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
당 지도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29명 찬성표 추정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후 소란한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 149명으로 가결 정족수의 1표가 더 나와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짓게 됐다.
국회가 2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진행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재석의원 295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표결 전날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의 영장청구가 정당하지 않다면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의 부결을 요청했지만, 가결 정족수 148표를 넘겼다.
지난 2월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엔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출석 의원 297명의 과반인 149명에 못 미쳐 부결됐지만, 이번 표결에서는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표결에서 20표의 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의 표심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비명계의 주장이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가 찬성표로 기울면서 가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 110명과 정의당(6명)과 시대전환(1명)·한국의희망(1명) 및 무소속 2명이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경우, 민주당에서 29명이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앞서 6월달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본회의장에서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는데 전날 부결을 호소하는 글을 남겨 말을 번복한 것이 오히려 가결로 이어지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일단은 정치인의 말은 법과 같다. 갑자기 어제 부결을 해달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참 보면서 황당하고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제1야당 대표가 약속을 그렇게 뒤집어버리니, 아무런 사전 절차도 없이, 사과도 없이. 당에 대한 신뢰도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이제 개딸 등 강성 지지자 말고 이재명 대표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문병하러 온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향후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반란표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총선 태스크포스(TF)도 다양한 의원들로 구성되게 노력한 바 있으니 앞으로의 당 운영에도 다양한 의견을 모아내고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메시지를 본회의 직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달하고 "당 혁신의 필요성을 적극 고려해 이 대표와 제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오늘 체포동의안은 부결에 투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당 지도부의 설득 작업은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방탄 정당' 이미지로부터 피할 수 있게 됐으나 당 내홍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표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긴급하게 모여서 앞으로의 상황과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