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원 "이 땅의 '보수정치' 뿌리 깊어…'플랫폼 정당' 가야"

각종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지만 최고위원으로서 당의 발전과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과 방향을 계속 말할 것임을 밝혀온 그는 20일 <조세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은 "중도 외연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그런 식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오히려 지지자들의 지지 의사를 꺾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분을 영입하는 것이 잘못됐다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당이 '플랫폼 정당'처럼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자유 경쟁'을 통해 좋은 분들이 나가면 보수정당은 보수정당 자체의 이념을 지켜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피력했다.

국민의힘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영입으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재 영입'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청장,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남양주시장을 지낸 조광한 전 시장 등 범야권 인물까지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외연 확장을 통해 이른바 '빅텐트' 구축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탈당하면 의원직이 박탈되는 비례대표 신분 때문에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합당에 반대한다'는 형식상 반대를 표명하고 더불어시민당에서 '꼼수 제명'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이 창당한 시대전환으로 복당해 의원직을 유지했다.

범야권 인사로 분류되던 조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 과정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다른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 비상한 전략가로서 평을 받고 있는 김 최고위원은 내년 제22대 총선 전략에 대해 "플랫폼 정당이 되면 우리 정당은 보수 정당으로서 앞으로 우리 정치에 국민들의 (제대로 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보수 정치의 뿌리가 깊기 때문에 보수 정치 세력들이 자신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숨어 있는 보수 정치의 지지자들을 찾아내고 투표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을 겨냥해 '인재영입 1호'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을 영입한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인 바 있다. 이유는?

"저는 '중도 외연 확장'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조정훈 의원을 중도 외연 확장의 상징처럼 '1호 영입 대상'이라고 하면서 발표하는 것에 대해 그 정도 수준이 되는가에 대한 지적이다. 이분이 영입 1호면 앞으로 영입 10호는 누가 될 것이고, 영입 100호는 어느 수준이 될 건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정치 컨설턴트, 정치학자, 정치평론가 등 다양한 정치 전문가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얘기 중 총선 전략에서 보수 30%, 진보 30%, 중도 40%, 그래서 중도를 끌어와야 된다는 주장이 있다. 중도에 들어가 보면 실질적으로는 스스로가 이미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거나 또는 메디컬 진보 성향을 갖고 있다. 저는 실질적으로 중도는 거의 없다고 믿고 있다. 현장에서 보면 그건 중도가 아니고 대체로 무관심 내지 투표를 하지 않는 층이다.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하는 사람 없다' 또는 '잘 모르겠다' 문항도 있다. '잘 모르겠다',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투표하러 가지 않는 것이다.

역대 투표율이 60%를 넘는 경우도 잘 없다. 중도라는 사람들은 사실은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다. 중도를 끌어오겠다고 전체를 흔드는 경우 득과 실을 따져보면 항상 득보다는 실이 많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숨어 있는 또는 소극적인 우리 편을 찾아내는 것을 얘기해야지 그걸 중도라고 표현해서 중도 외연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그런 식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오히려 지지자들의 지지 의사를 꺾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Q. 조 의원이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원내에서 바라본 민주당은 87년에 머물러 있는 정당 같았다"고 밝혔는데.

"그럼 왜 자신은 그 당으로 비례대표를 갔나. 우리 정당 역사상 가장 추한 선거법 개정이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사실상 자신들이 얻은 득표율보다 의석수를 더 차지해 보려는 발상이 연동형 비례제다. 정의당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들고 나왔고 그것을 이용해서 민주당이 당시 정의당을 끌어들여서 과반수를 만들면서 수사권 조정 내지는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고, 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해 놓고 결국 대체정당을 만들어서 연동형 비례제를 무력화시켰다.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이 이때 들어와 정치활동의 계기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사실 민주당 활동을 한 분도 아니고, 노선도 불분명했다.

다만 이분을 영입하는 것이 잘못됐다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당이 플랫폼 정당처럼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자유 경쟁'을 통해 좋은 분들이 나가면 보수정당은 보수정당 자체의 이념을 지켜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중도적인 인물 영입으로서 성공했다고 본다면 안철수 의원이 영입을 중도 확장, 중도 통합으로 본다."

Q. 국민의힘 총선 전략 방향에 대해 말씀 주신다면?

"지난번 공천 때 수도권 공천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젊은 사람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내보내고는 스스로 티슈처럼 버려졌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 공천을 제대로 해 주민들 지지를 받는 사람들을 발굴하기도 하고, 또 원칙과 정의에 맞게 정당한 공천을 제대로 유지해 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우리 당은 지난 대선 시작할 무렵에 우리 당 소속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다 합쳐도 5%도 안 됐다. 그 시절 저는 '플랫폼 정당으로 가야 이길 수 있다', '당의 당헌 당규 정강 정책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을 받아들이자' 했다. 표준 궤도로 가는 열차는 이탈하거나 탈선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통과시켜주고 그에 대해서 우리가 관리를 잘해주는 역할을 하는 플랫폼 정당이 되면 우리 정당은 보수 정당으로서 앞으로 우리 정치에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가 있다.

Q. 국민의힘 내년 총선 성적표 예상한다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보수 정치의 뿌리가 깊고 그 기반이 깊고도 넓다. '젊은 사람은 다 좌파다', 얘기하지만 사실 보수 정치의 뿌리가 깊기 때문에 보수 정치 세력들이 자신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주로 자신의 역할을 못하고 늘 비겁하게 나서거나 보수 정치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역할도 못하기 때문에 비난받고 버림받는 것이다. 우리는 탄핵을 당했지만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처음 대선 출발할 때는 지지율이 5% 정도 되는 후보들로 모인 정당이었지만 대선에 이겼다. 그만큼 이 땅의 보수 정치의 뿌리는 깊다. 숨어 있는 보수 정치의 지지자들을 찾아내고 투표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압승할 때도 주요한 정치적 선거 전략은 바로 민주당 지지자를 찾아내고 그 지지자들에게 투표하도록 만드는 거였다. 우리는 주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중도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보수와 진보 내지 무관심층 또는 아예 투표를 하지 않을,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 그중 우리 당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투표를 하도록 어떤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훨씬 필요하다."

Q.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대거 '총선 차출설'에 대해 어떻게 보나.

"지금 국회의원들 중 지역 주민들로부터 썩 신망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 않겠나. 그 전 단계에서 당무 감사라든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직 의원들의 성적표를 매기고 사전에 걸러내는 과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고 나서 경선한다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굉장히 높게 평가받을 수도 있다. 대통령실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아직도 정권 초반기이기 때문에 저 사람을 선출하면 힘 있는 의원이 되어서 우리 지역의 정치적 역할을 크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도 있다. 근데 개별적인 역량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그 자체가 상당히 지역 주민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된다.

2020년도 이른바 '진박 공천' 나올 때도 경선했는데 대통령 수석비서관을 지낸 분들이 현직 국회의원들하고 경선하니까 떨어진 분들도 많았다. 그때 공천 문제가 된 게 사실 10군데 정도밖에 안 됐는데 그렇게 하면서 사실 총선에 패배했다. 나중에 궁극적으로 그 갈등이 이어져 탄핵까지 가는 계기가 됐다. 대통령실에서 인재가 당에 흡수되는 과정이 굉장히 공정하고 자유롭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Q.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선거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분석은 어떻게 보나.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면 훨씬 더 여당이 총선에서 선전할 가능성은 당연히 높다.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에만 의존해서 총선을 치른다? 대통령 지지율 때문에 모든 것이 끌려간다고 볼 수 없다.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이 정당 지지율이 훨씬 높았는데도 대선에 졌다. 또 대통령 지지율에 의존해서 역대 총선 결과가 꼭 나오지 않았다.

Q. 국정 지지율 부정 평가 이유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이유를 물어보니까 그렇게 답한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또 달라진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계속 지지율이 떨어질까? 그렇지 않다. 그것에 연연해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Q. 윤 대통령의 '공산 전체주의 세력' 언급 등 이념 강조 행보가 국민의힘 총선에 도움 안 된다는 비판은 어떻게 보나.

"이념 논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념 논쟁이 그렇게 크게 일으켜졌다고 보지도 않는다. 그것 갖고 표가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다. 대통령이 이념을 바로 세워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맞는 얘기다. 올바른 이념과 바탕과 가치관에 따라서 국가 정책을 바로잡아야 된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맞다. 그것이 총선에 도움되지 않는다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념 논쟁 그 자체도 모르고 그냥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서 비판하는 것이라 본다.

보수주의자들이 만든 정당은 보수주의자들의 이념을 기반으로 한 정책으로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하지 않고 정책도 막 따라가서 나중에 뒤섞여버린다. 예컨대 정부 예산이 어마어마하게 낭비되고 있는데 그런 정책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따라가면서 결국 세수 부족이 올해 50조원 이상 부족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법인세 3분의 1가량을 삼성그룹이 내고 있다. 법인세를 낮춰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느 정도 발맞춰 나가야 된다. 그렇지 않고는 기업하기 어렵다. 정책을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해 총괄적으로 고민을 하는 것이 득표에 훨씬 도움된다.

Q.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예상은.

"자유 투표가 이루어지면 무조건 가결되리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대로 가면 민주당이 망한다는 거는 어지간한 의원들은 다 안다. 지금 이재명 대표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그 주위에서든 지지자든 오늘 동안 계속 압박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150명 이상이 투표하지 말고 투표장 밖으로 나오라라고 요구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공개투표가 된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면 민주당은 급격한 내홍에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복원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정당이고 총선을 두고 충분히 그 복원력을 회복해서 오히려 이재명이 이끄는 민주당보다는 훨씬 더 잘 되리라고 본다.

이재명 대표가 끌고 가는 민주당은 아마 당내에 온전한 정당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이 대표 스스로가 그걸 감수하고라도 이 지지율을 지키고 자리를 지켜서 차기 대선까지 자신의 사법 처리를 끌고 가면 '대선, 또 한 번 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지금 가는 거 아니겠나."

Q.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주목받고 있다. 내년 총선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당 입장에선 이번에 김태호 후보를 공천해야 할 필요성이 여러 가지 면모에서 있었다고 본다. 승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역에서도 후보 공천을 하면 이긴다는 주장과 보고가 있었던 것 같고, 수도권 패배한다는 주장을 잠재울 수도 있다고 보고 반응을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결과가 그런 것들을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