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검찰 정치, 독선·독주에 빠졌던 尹, 사과하라…韓 파면하라"
정청래 "검찰 공갈포만 있었다, 뻥카로 사람 죽이려 했으나 실패"
한동훈 "죄 없다는 게 아냐...구속영장 결정은 수사 위한 중간 과정"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내표와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 정치'를 한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 조치를 즉각 이행하라고 반격의 칼날을 세웠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아직은 법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판단이었다"며 "이번 일에 대해서 반드시 대통령은 사과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정치를 무력화시키면서 검찰을 동원한 검찰 정치, 그리고 독선과 독주에 빠졌던 대통령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정중히 사과하시고, 그 책임을 물어 실무 총괄 책임이었던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 조치를 즉각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여당, 특히 정부 측에 국회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최소한 전두환 정권조차도 형식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취했다"며 "태도를 바꾸는 시작으로 국회의 다수 의견으로 국무총리 해임안을 보낸 것에 대해 대통령이 존중을 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검찰을 동원한 정치수사에 몰두하면서 경제는 무너지고, 안보는 위태롭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며 가계부채, 수출입 감소, 세수부족사태를 언급하며 맹폭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력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한동훈 장관의 파면과 윤석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판결문의 핵심 요지는 한마디로 직접 증거가 없고 굳이 구속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한동훈 장관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책임지고 자진사퇴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도 참회하고 속죄해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또 "증거가 차고 넘친다더니 직접 증거는 없고 언론에 중계 방송된 사실 이외에 새로운 증거는 없었다. 검찰의 공갈포만 있었다. 한방은 없었고 뻥카로 사람을 죽이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민생과 경제는 외면하고 검찰을 앞세워 정적제거와 정치탄압에만 몰두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또 법무부의 인사검증에 대해 "지명된 인사마다 부적격자"라며 "(한 장관은) 정순신 사태에도 국민을 우롱하는 변명만 늘어놓았고 신원식, 김행, 유인촌 사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는 지금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무능과 무책임의 대명사 한동훈 장관을 바로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피의사실 유포를 했다. 그 책임은 반드시 져야 된다고 보고, 만약 그 책임을 스스로 지지 않으신다면 민주당도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불구속 재판하면 될 일을 나라와 정치를 이 난리통을 만들고 정치를 실종시킨 책임을 물어야 된다"며 "국회에 와서 설명을 할 때도 마치 유죄를 확신하는 듯한 그런 밀어붙이는 장관의 태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맹비판했다.
또 양이원영 의원도 이날 YTN '뉴스앤이슈'에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와서 일일이 피의사실 공표죄를 저지르면서까지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낭독을 한 사람이 검사가 아니라 장관이지 않나"라며 "그럼 대통령의 지시가 없고서야 장관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그 내용이)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라며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야당의 비판에 "체포동의안 설명 때도 말씀드렸듯이 관련 사안으로 21명이 구속됐다"며 "무리한 수사라는 말에 동의하시는 국민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영장 기각으로 향후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동력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 시스템이 동력"이라며 "범죄 수사는 진실을 밝혀서 책임질 만한 사람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도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선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