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속죄의 날' 전쟁과 유사한 상황
국경 방위 시스템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
◆…하마스 무장대원이 국경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로 침입했다. 2023.10.07 사진=로이터통신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가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조너선 콘리커스 전 국제담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체 (방위) 시스템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력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지만 지금은 교전과 시민 생명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정보 실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로이터통신은 1973년 이스라엘군이 방심한 틈을 타 시리아와 이집트 연합군이 기습공격을 감행한 일이 50년 만에 다시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1973년 10월 유대 명절인 '욤키푸르(속죄의 날)'를 맞아 군인들이 휴가를 떠나자 이집트와 시리아 연합군은 시나이반도와 골란고원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방어태세가 느슨해진 틈을 노린 이들의 일격에 이스라엘군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 수장을 지낸 조라 에이랜드 예비역 장군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위협에 대한 적극 대응을 강조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를 점령한 하마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국경 방위 시스템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 2023.10.07 사진=로이터통신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아이언 돔'이 대표적이다. 아이언돔은 지상에서 최대 70㎞ 떨어진 로켓과 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격추해 '격추율 90% 이상'이라고 자랑해 온 방공시스템이다. 여기에 2021년 말 감지장치를 갖춘 스마트 국경시스템과 지하 벽도 구축했다.
그러나 이번 전투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수백 명이 픽업트럭, 패러글라이더 등을 타고 국경 철조망을 뚫자 이스라엘의 국경 방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하마스의 공격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중앙정보국(CIA)의 정보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국가정보국 중동담당 부국장을 지낸 조나단 파니코프는 이와 관련해 "정보 실패였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향후 수 일 내에 양국이 알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있었는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