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배달원 벌금 미납으로 유치장 수감 위기
경찰 "빗속 가족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울컥"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자료사진=연합뉴스
벌금을 내지 못해 유치장에 수감될 위기에 처한 40대 가장에게 선뜻 돈을 빌려준 경찰관의 선행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배달원 A씨가 부산 사상역 근처에서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몰다 경찰에 단속됐다. 당시 A씨는 충전식 헬멧을 충전하느라 모자를 쓰고 있었다.
현장에서 적발된 A씨의 신분을 조회한 경찰은 과거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만 원을 내지 않아 수배된 상태인 것을 알게 됐다. 즉시 5만 원을 내지 않으면 A씨는 현장에서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될 상황이었다.
교통경찰 최한현(47) 경위는 A씨에게 벌금을 낼 것을 권했다. 그러나 혼자서 어린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A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라며 "유치장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쫄쫄 굶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최 경위는 자신의 돈 5만 원을 선뜻 빌려주기로 했다.
A씨는 며칠 뒤 최 경위에게 빌린 돈을 갚았다.
최 경위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그렇다고 벌금 수배자를 그냥 보내줄 수도 없어서 난감했다"고 말했다. 최 경위는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마음이 울컥했다"며 "살다 보면 직업을 잃는 등 여러 사정으로 힘든 분들이 많을 텐데 도와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만 원이 없다고 해서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달원의 어려운 사정을 들었다면 누구나 그 상황에서 선뜻 돈을 내어줬을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