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 금값 2000달러 돌파... 최고가 경신하나

금값이 일주일 만에 온스당 2000달러를 재차 돌파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졌고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며 올해 금 상승률은 S&P500 지수 상승치도 넘어섰다.

지난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간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200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달 초 182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이 급등세로 전환한 것이다

2개월 반 만에 200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20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로써 2020년 8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2089.2달러)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금값은 미 국채 금리가 오를 때 하락하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미 국채는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금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금값 상승의 원인은 이·팔 전쟁이 촉발한 중동 정세 불안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 상승을 보인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도 금값은 수직상승해 지난해 3월 금값은 207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 소비도 늘고 있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 1~3분기 금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7.32% 증가했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불안도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연방채무는 33조달러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미 국채가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월가에선 부채 위기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의회가 연방채무 상한 인상에 합의한 이후 국채 발행이 가속화하면서 채권 시장 수급도 악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이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현물 자산인 금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이 늘어난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금값 상승은 일시적이었다는 경험칙도 있다. 닛케이는 "과거 냉전과 핵전쟁 위협, 걸프전과 이라크전 당시에도 금값이 급상승한 바 있지만 상승 주기는 짧은 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