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오일쇼크'에 비견...600~800만배럴 줄 시 157달러까지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세계경제 '이중 충격' 받을 것
"유가상승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식량 가격 상승...식량불안 심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분쟁이 확대될 시 국제 유가가 최고 157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다.<사진 로이터>
세계은행은 30일(현지시간) 분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동 분쟁 격화로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을 줄일 시 최악의 경우, 시장이 19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4분기 유가의 평균 전망은 배럴당 90달러 선이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하루 600~800만 배럴의 공급이 줄게 되면 최고 15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시나리오다.
보고서는 또한 전쟁이 장기화할 시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한 세계 경제에 이중 충격을 가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봤다.
인더밋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동 분쟁은 1970년대 이후 원자재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발생했다"며 "이는 오늘날까지 세계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유가를 약 6%가량 상승시켰지만, 원자재 가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갈등이 심화하면 원자재 가격 전망은 빠르게 어두워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대한 '이중 충격'이 에너지 비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억 명이 굶주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부총재는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필연적으로 식량 가격 상승이 따라온다"며 "최근 분쟁이 확대되면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공급 감소 3단계의 시나리오를 통해 유가를 전망했다. 1단계는 2011년 리비아 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하루 50~200만 배럴 감소 시 유가가 93~102달러까지 오른다는 시나리오다. 2단계는 하루 300~500만 배럴 감소해 유가가 109~121달러에 달하는 시나리오로 2003년 이라크 전쟁과 비슷한 상황이다.
마지막 3단계는 1973년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원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수출을 줄이면서 유가가 4배나 오른 상황에 비견된다.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600~800만 배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중동의 석유 수출 비중이 1970년대 37%에서 현재 30%까지 줄었다며 세계 경제가 70년대보다는 공급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