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 북부에 거주하는 마리아 줄리아 아시스는 6살 난 자신의 아들이 안드로이드 휴대폰 게임을 하다 이같은 영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외무부가 보낸 메시지로 추정되는 "우리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에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하마스 무장세력과 겁에 질린 이스라엘 가족, 전장의 상황 등을 보여주는 영상이 어린이 게임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브라질 출신인 28세 아시스는 광고를 시청한 아들이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게임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해당 광고가 어떻게 어린이 게임에 등장하게 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로켓 공격과 폭발로 불타오르는 광경, 복면 쓴 무장 괴한의 장면 등을 담고 있는 친이스라엘 영상이 몇몇 어린이를 포함한 게이머들에게 노출된 최소 5건 이상의 다른 사례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게임 회사인 '세가' 소속 로비오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에서 이같은 영상이 재생됐으며, 이에 로비오는 "우리 게임에 부적절한 광고가 노출된 것을 확인하고 현재 수동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12개의 광고 파트너 중 어느 회사가 해당 영상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스라엘 외교부 데이비드 사랑가 디지털 외교국장은 이 영상이 정부가 홍보한 광고임을 확인했다면서도 어떻게 여러 게임에 등장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랑가 국장은 이 영상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15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이스라엘 외무부의 대규모 홍보 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8세 미만의 사람들에게는 해당 광고를 차단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이 영상은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일을 전 세계가 알길 바라는 차원에서 제작된 것이고, 이것(하마스의 공격)은 학살"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에서도 아시스의 사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광고를 봤다는 또 다른 6건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한 레이지도그 게임사가 제작한 '앨리스 머지랜드'를 비롯해 블록 쌓기 게임인 '스택', 퍼즐 게임인 '볼스 앤 로프', 카드 게임인 '솔리테어 2023'에서도 해당 광고가 게재됐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독일 뮌헨에 거주하는 24세 알렉산드라 마르기니안은 솔리테어 게임을 하다 친이스라엘 영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레이지도그를 포함해 여러 게임 회사들은 로이터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광고 게재 규정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아시스가 거주하는 영국에서는 광고 표준 규정을 관리하는 당국이 홍보 캠페인을 모니터링 한다. 영국 당국은 현재 이스라엘 정부의 광고 영상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홍보물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때 주의깊게 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