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등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들 기자회견
권태선, 김기중 해임 처분, 법원 효력정지 결정
"방통위의 언론 장악 시도, 사실상 탄핵"
"법원 판단에도 항고해 패소…이동관, 책임 물을 것"
◆…김기중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지난 9월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해임 절차 진행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해임 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한 데 이어 김기중 방문진 이사의 해임 효력을 정지한 결정을 내리자,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의 위법적이고 불법적인 언론 장악 시도에 대한 사실상의 탄핵"이라고 맹비판했다.
고민정·조승래 등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과방위 위원들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 대한 해임의 효력을 정지하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방송 장악을 위한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해임의 부당성이 증명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원들은 "서울고등법원은 권태선 이사장 해임 효력 정지 처분을 내렸던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판단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방통위가 제시한 해임 사유가 소명되지도 않고, 타당하지도 않다고 판결문에서 지적했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방문진, 임원을 부적정하게 파견하여 감사 업무의 독립성 침해 등 1심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에서는 언급이 없었던, 방통위가 제시한 해임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추가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방통위가 제기한 해임 사유가 소명되지 않았고, 타당하지도 않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방통위의 권태선 이사장에 대한 부당해임이 사실상 법원에 의해 탄핵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동관 방통위는 1심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국민 혈세 1천여만 원을 추가로 들여 법무법인을 보강해 항고에 나서는 등 세금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서울고법 행정8-1부(부장판사 정총령·조진구·신용호)는 권태선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방문진 이사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방통위 측의 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8월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달 11일 권 이사장이 제기한 해임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했다. 이에 방통위 측이 반발하며 항고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기 않은 것이다.
법원은 1일 김기중 방문진 이사에 대한 방통위 해임 처분에도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김 이사의 해임 사유 중 상당 부분은 방문진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관련한 사항"이라며 "이사 개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그를 해임함에 따라 얻는 공공복리도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회가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안을 방치해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했다고 주장하지만, 직접적인 법령 위반이 아닌 이상 그런 사정만으로 이사회 결정이 불합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위원들은 "김기준 방문진 이사에 대해서도 오늘 서울행정법원이 해임 효력을 정지했다. 권태선 이사장에 대한 해임 효력 정지 판결 때와 마찬가지로, 해임 사유가 소명되지 않고,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해임 효력 정지의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관 위원장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는 법률이 정한 사명을 내팽개치고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첨병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그 과정에서 공영방송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 이사들을 무리하게 해임하고, 법원의 판단에도 불복해 항고해 패소하는 등 언론장악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아 왔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이사 부당해임도 모자라, 독립기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까지 월권을 하며 소위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중 방문진 이사 해임 정지'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법원의 결정을 반긴 듯 "!!"라고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김기준 이사를 해임한 처분의 효력은 본안인 해임처분 취소 소송의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김 이사는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앞서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 처분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권 이사장도 직무에 복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