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스라엘 국제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돼"
미국 "민간인 희생 막기 위해 모든 조치 취해야"
◆…공동기자회견 사진=로이터통신
중동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에 휴전을 압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일시 교전 중단을 주장해온 미국과의 입장차이를 재확인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 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외무장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 등과 회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휴전은 하마스가 또 다른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의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는 동의하지만 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미국 입장과 아랍 국가의 견해 차이를 인정했다. 그는 "지금 휴전하면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해 10월 7일에 감행했던 기습공격과 유사한 규모의 공격이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공동 기자회견에 나란히 선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 사메흐 쇼크리 이집트 외교장관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면서 이스라엘 공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사메 슈크리 이집트장관은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의료시설, 구급대원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지원물자를 가자지구로 전달하고 외국인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인도적 교전 중단이 중대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한데 이어 아랍국가들과도 휴전에 대한 견해차이를 보이면서 미국은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을 거쳐 5∼6일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