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곡물 생산량 급감하자 물가 상승
고물가로부터 소비자 보호하기 위한 조치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시타푸르에서 인부들이 쌀 포대를 계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가 내년 초 총선을 앞두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식량 무료지원 정책을 5년 연장하기로 해 세계적인 식량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중부 차티스가르주 두르그시에서 열린 주의회 선거 유세에서 식량 무료지원 정책에 대한 연장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고물가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오는 12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식량 무료지원 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4월부터 8억명의 국민에게 매달 5kg의 밀이나 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예산으로 약 2조루피(약 31조원)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됐다.
인도는 밀과 쌀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폭우와 가뭄이 계속되면서 작황이 좋지 않아 8년 만에 처음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량 급감으로 물가가 계속 뛰자 모디 정부는 자국내 물가 상승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5월에 밀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7월 비(非) 바스마티 쌀 수출도 제한했다. 인도는 전 세계 쌀 수출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모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인도 국제경제관계연구위원회의 아쇼크 굴라티와 라야 다스는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것이 분명하며 많은 아프리카 국가의 식량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인도의 무료 식량지원 정책 연장 조치로 세계 곡물 가격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의 한 무역업자는 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농부들로부터 더 많은 밀과 쌀을 사들여야하기 때문에 쌀 수출 제한은 더 오래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 연장이 재집권을 노리는 모디 정부의 내년 봄 총선 표를 의식한 선심 공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