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스라엘군, 알시파 병원 포위"
이스라엘 "하마스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 은폐"
이스라엘 "신생아들 안전한 병원으로 이송 지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마에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소녀가 알시파 병원에서 마취 없이 상처를 꿰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영유아를 비롯해 환자들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아기들을 대피시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하마스와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은 병원이 이스라엘군에 포위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CNN에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현재 하마스와 격렬한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와 식수, 의료용품 등이 끊기면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병원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시파 병원장은 이날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와 중환자실의 청년 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지들과 희생자, 부상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성형외과 의사인 아흐메드 알 모할랄라티는 "24시간 동안 폭격이 계속돼 병원은 공포 분위기"라며 "병원 직원과 대피소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떠났지만 500명의 환자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병원 상황을 전했다.
가자 보건부 아슈라프 알-키드라 대변인은 병원 인근 건물 옥상에 있던 이스라엘군 저격수들이 병원에 총격을 가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포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 북부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군인. 사진=로이터통신
민간 단체인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도 이날 오후 알시파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알시파 병원에서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미숙아 37명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 측은 이날 "알시파 병원에 총격을 가하거나 포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알시파 병원에 갇힌 신생아들의 대피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알시파 병원에서 소아과에 있는 아기들을 더 안전한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해왔다"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은폐한 채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보고 병원 4곳을 중심으로 지상군을 투입 중이며 하마스를 소탕할 수 있도록 병원을 떠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되자 가자 국경 당국은 이집트로 건너가는 라파 통행로를 12일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