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니켈·코발트·리튬 회수율 높여
고속완전방전 기술도 고도화…최대 49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 두번째)과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왼쪽 세번째)이 배터리 재활용 기술시험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이날 SK에코플랜트는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을 열고 이차전지 재활용 기술 개발 성과와 활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SK에코플랜트와 지자연은 폐배터리에서 용매추출 방식을 이용해 추출한 희소금속 니켈·코발트 회수율 97%를 달성했다. 회수된 니켈·코발트의 순도도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인 99.9%를 웃돈다. 니켈·코발트는 배터리 양극재의 원자재로 소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양측은 작년부터 공동으로 폐배터리 용매추출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금속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SK에코플랜트는 "추출제와 공정 최적화 연구를 통해 공정은 최소화하면서 회수율은 극대화했다"면서 "회수율이 높아지면 공정이 추가돼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던 문제를 해소했는데 물질, 온도 제어 등 운영 조건이 까다로워 공정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용매추출 방식 중 업계 최고 수준의 회수율로 운영 비용은 물론 설비 투자비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중 하나인 리튬 회수율은 90% 수준으로 리튬 회수에 통상 사용되는 건식 방식이 아닌 용매추출 공정 최적화를 통해 회수율을 끌어올리고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으로 생산하는 기술까지 연계됐다. 산화물 형태로 바꾼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품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남대와 연구개발을 진행해 원료 내 불순물과 무관하게 리튬을 회수하고 비용 대비 높은 순도도 확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고성능 용매 추출제 개발을 통해 용매 추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이슈 해결을 위한 기술 확보도 이뤄졌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에서 사용하는 추출제의 성능을 개선해 사용 용수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실험을 통해 기존 대비 용수 최대 50%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기 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배터리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전 기술도 고도화됐다. 회사측은 "완전 방전이 잘 되지 않으면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데 보통 폐배터리 완전 방전에 하루 남짓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카이스트와의 협업으로 이를 최대 49분까지 단축했다"며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모델 적용으로 다량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쇼트(단락) 과정을 없앤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4대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파일럿 공장을 운영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실증 사업을 거쳐 2025년 준공이 예정된 경북 경주 SK에코플랜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술력과 다수의 현지거점 확보 조건을 모두 갖췄다"면서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까지 조성된다면 본격적으로 회사의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역량이 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