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우회 수출 혐의
中기업, IRA 규정 우회하기 위해 한중 합작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기업이 당국의 허가 없이 한국 자회사를 통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어 한국이 미·중 무역 분쟁의 우회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정부의 허가 없이 한국 자회사를 통해 중국 반도체 회사 SMIC에 수백만달러 상당의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생산한 장비를 한국 자회사로 여러 차례 보냈고, 이후 SMIC 측에 넘어간 것으로 전했다. 중국에 장비를 판매한 시기는 2021년과 2022년이다.
SMIC는 2020년 12월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돼 첨단 반도체 및 관련 장비를 SMIC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의 군사 및 정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성명을 통해 "특정 중국 고객사와의 거래에 대해 법무부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2022년 10월 처음 공개했다"면서 "회사는 정부와 협조하고 있으며 수출통제와 무역 규정을 포함한 세계 법규를 준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오 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생산 및 공급망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관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자국의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이 IRA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 합작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