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감독하에 가자지구 남부 전달
상하수도 및 위생 시스템 지원 제공
통신업체 발전기 이틀에 2만리터 추가
◆…팔레스타인 주민이 장작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하루에 연료 트럭 2대씩을 가자지구로 반입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했다.
17일(현지시간) 타임오브이스라엘, 로이터통신 등은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매일 유조차 2대 분량의 연료를 가자지구 남부로 들여보내는 계획에 대해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결정은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 베니 간츠 장관과 론 더머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 내각이 연료 공급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는 전했다.
이스라엘 관리는 "약 6만 리터의 연료를 실은 2대의 유조차가 매일 라파 국경을 통과해 유엔의 감독 하에 가자지구 남부지역의 민간인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는 가자 남부지역 내 상하수도 및 위생 시스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팔레스타인 최대 통신업체 팔텔의 발전기에는 이틀에 2만리터의 연료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가자지구는 연료 공급 차단으로 하수 펌프장과 담수화 시설, 병원 등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보건위생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이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연료 공급을 제안했지만 미국 정부는 연료 부족으로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이 인도주의적 재앙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협상이 타결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가자 내 연료 트럭 반입을 허용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국제사회 내 명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반면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연료 반입 허용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며 "하마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연료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쟁 전에는 매주 거의 700만 리터의 연료가 이 지역에 유입됐었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15일 가자지구 내에서 유엔이 쓰고 있는 트럭에 들어갈 연료를 반입하도록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은 반입된 연료의 양으로는 가자지구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탱할 수 없다며 "매일 최소 16만리터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