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민주당이 ‘김건희 방탄’ 프레임 만들 수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김건희 방탄' 프레임으로 맹공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24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몇 달 전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두고 여권에서 방탄 프레임을 씌웠다"라며 "이번에는 그 상황이 반대로 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건희 특검법'은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 3월 발의한 특별검사 도입 법안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및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전 대표는 "여권은 이 사안으로 외통수에 빠진 것"이라며 "그래서 김웅 의원이 방송에 출연해 김 여사가 (문재인 정권) 검찰 수사에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으니 특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윤상현 의원은 김웅 의원이 너무 나이브(순진)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가 만약 12월에 김건희 여사 특검을 통과시키면 내년 2월쯤 특검이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내년 2월부터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특검의 압수수색·소환 뉴스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립각을 세웠던 검사들이 특검에 오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겠나"라며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같은 분들이 검찰에서 많이들 대기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아울러 영부인이 특검을 받는다는 것은 국가적 불명예라며, 야당이 주도하는 이 특검법의 표결을 막는 방법이 정치적 타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표결에 선행돼야 하는 것이 정치적 타결 아니겠나"라며 "지금 시점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표결을 막을 방법은 정치적 타협밖에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국가 영부인이 특검받는다는 것은 국가 입장에서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민주당도 현직 영부인에 대한 특검을 두고 어느 정도 타협점은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총선 이후로 늦춘다거나 하는"이라고 관측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대장동 건을 두고 누가 착하냐 나쁘냐 갖고 싸우다가 끝났다"라며 "경제와 복지 같은 아젠다들이 논의되지 못하고 상대방 공격에만 매진했던 대선의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총선이라는 중차대한 선거가 지난 대선 때처럼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재명 대표 재판 결과나 김건희 여사 특검 수사에 따라 선거 결과가 바뀐다는, 전근대적이고 형사적인 문제로 선거를 치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 관련 특검법 및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특검법, 이른바 '쌍특검법'을 이르면 11월2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지난 22일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회동을 진행한 이후 지난 23일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