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부위원장, 외신기자 간담회서 ELS 상품 불완전판매 위험성 언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 거두지만, 10~20% 확률로 50% 원금 손실 생겨"
"ELS 상품 구조에 대해 파는 사람조차도 모르고 파는 경우 있다...이게 문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자본시장 주요 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에 대해 외신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김 부위원장은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ELS가 문제가 되는 건 이게 굉장히 위험한 상품"이라며 "홍콩 지수 떨어진 걸 보면 일반적으로 80~90% 확률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지만 10~20% 확률로 50% 원금 손실이 생기는 등 완전히 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연히 이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당연히 매수해도 되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불완전판매"라며 "상품구조에 대해 파는 사람조차도 이 상품을 모르고 판매한 것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라 금융회사조차 불완전판매 여부를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판매할 수 있어 이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앞서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이 알려지면서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에 따른 손실 규모만 최소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은행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홍콩 ELS 상품 관련 민원은 총 25건 중 17건이 65세 이상 고령자의 민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개별 종목이 주가와 연계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출시 후 1~3년이 지나면 만기일이 도래하고, 수익이 나면 6개월마다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다만 손실 발생의 기준점이 되는 '녹인 구간(knock-in barrier)'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김 부위원장은 홍콩 ELS 판매와 관련, ELS 상품에 문제가 없는데 금융당국이 원금 손실이 되는 상품을 판 은행이나 증권사에 대해 범죄자 취급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선 "ELS 상품구조에 대해 파는 사람조차도 어떤 상품인지 모르고 판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정확히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증권사와는 달리 은행 직원도 잘 이해 못하는 경우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문제 삼아야 한다"며 "그게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그게 문제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추가적으로 조치를 좀 취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 수장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단정한 것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이어 묻자 김 부위원장은 "전문적인 사람들이 추천했다고 물어내라 하는 건 말이 안 되고. 집중(포커싱)하고 있는 부분은 모르는데 잘못해서 판 경우라고 보면 된다"면서 "그래서 저희가 조사해서 정말로 불완전 판매인지 확인해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ELS 시장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이유로 국내 주식시장의 독특한 구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른 나라 주식시장 대비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과 투자자들이 스마트한 부분도 있지만 욕심이 많은 점과 주식시장 선진화가 되지 않은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스템 문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ELS가 위험한 상품이기 때문에 잔액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손해 본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적 리스크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투자를 해서 성과를 크게 보려면 리스크도 본인 책임이라는 설명으로 읽힌다.
그는 제일 좋지 않은 사례(케이스)로 개인이 목돈을 모아서 ELS상품에 올인 투자하는 건 꽤 문제가 된다고 봤다. 분명 위험한 상품이라면 당연 분산투자가 정석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런 투자 실패를 하지 않으려면 금융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