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상대로 유대인 공격 급증 15년 만 최고
바이든 "폭력 행위자 비자 발급 금지 등 자체 조처 준비"
◆…팔레스타인인들이 서안지구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11.09 사진=로이터통신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고 집을 빼앗는 일이 대폭 늘자 미국이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금지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 국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내각 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수 주 내 이 같은 조처를 취할 것을 이스라엘에 통보했다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려는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이 급증하면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다. 유엔은 지난 한 달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 행위가 222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중 어린이를 포함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같은 폭력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조처를 취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안지구는 약 3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70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점령한 이후 유대인 정착촌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극우 세력과 손잡은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하면서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 행위는 크게 늘어났다.
미국은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서안지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극단주의 폭력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나는 폭력 행위자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간인을 공격하는 극단주의자에 대해 비자 발급 금지 등 자체적인 조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