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주류에 기준판매비율…내년 출고분부터
국산에 세금 매길땐 판매비용·이윤도…'역차별'
"시행효과, 소비자 단계로 이어지게 홍보해야"
국세청은 이런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국산 주류에 대한 기준판매비율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세 등을 계산할 때 출고단계에서 붙는 유통비용과 이윤을 일부 제외하는 식이다. 주류의 과세 기준액이 낮아지는 만큼, 주류 가격의 인하도 기대해볼 수 있다.
◆…국세청은 17일 "내년부터 국산 주류에 세금할인율 개념인 기준판매비율이 도입되면서, 소주의 공장출고가격이 10.6% 인하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주류가 진열돼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세청은 지난 14일 '주세 기준판매비율 심의회'를 열고, 국산 주류의 세금 부과기준을 조정하기 위한 기준판매비율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주 22.0%, 위스키 23.9%, 브랜디 8.0%, 일반증류주 19.7%, 리큐르 20.9%다. 이렇게 반출가격에서 판매비용 등에 상당하는 금액을 빼주는 시기는 내년 1월 1일 출고분부터다. 발효 주류와 기타주류는 1월 중 기준판매비율심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2월 1일 출구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간 국산 주류는 유통비용과 이윤이 포함된 반출가격에, 수입 주류는 이를 포함하지 않은 수입신고가격에 세금이 매겨져 국산 주류의 세금 부담이 더 큰 구조였다. 이번 조치로 기준판매비율만큼 세금 부과기준이 낮아져 세금과 출고가격도 싸진다. 현재 소주(참이슬) 공장출고가격은 1247원인데, 내년부턴 132원 깎인다. 발효나 증류시킨 주정에 향료 성분을 배합한 혼성주인 리큐르(자몽에이슬)의 출고가격은 126원 내려간다.
◆…(자료 국세청)
김태호 국세청 차장은 앞선 기준판매비율 심의회의에서 "국산 주류와 수입 주류 간 세부담 역차별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를 살리면서, 국민건강·산업발전·재정상황 등을 함께 고려한 균형적인 시각에서 기준판매비율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학술연구단체·세무대리인·업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회 의원 대부분도 제도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 술의 외부불경제 효과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시행 효과가 소비자 단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