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통과했지만 아무도 만족 못 해"...안보리, 결의안 채택

초안 '적대행위 중단' 문구로 안보리 이사국 이견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찬성 13표, 기권 2표로 가결했다.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표를 던졌다.

안보리 결의에는 15개 중 9개국 이상 이사국의 찬성이 필요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안보리 이사국들은 지난주부터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희생과 인도주의적 구호 지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막후 협상을 벌여왔다.

이날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은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도록 적대 행위의 지속 가능한 중단을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긴급 조치를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초 UAE가 주도해 작성한 초안에는 '긴급하고 지속 가능한 적대 행위 중단'과 구호품 운송에 대한 독점적 감시 권한을 유엔 기구에 맡기는 내용이 담겼으나 미국이 억류중인 인질들의 석방을 더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반대해 최종안에는 빠졌다.

UAE는 결의안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구호단체들이 경고한 가자지구의 기아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가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을 규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일부 이사국들이 이러한 행위를 명백히 비난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앞서 안보리에서 제기된 두 차례 휴전 촉구 결의안이 하마스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킨 바 있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번 결의안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말하면서도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가 이 결의안에 서명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초토화를 위한 완전한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은 가자 지구 파괴를 공모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안보리가 인질들에게 더 집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단 대사는 "유엔이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미 필요한 규모의 원조 전달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유엔 결의안이 가자지구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결의안은 어느 누구도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