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금투세 폐지 추진에 "건전재정성 무너뜨리는 퇴행적 결정"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주식양도세 완화에 이어 금투세 폐지까지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로 역주행 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금투세 도입이야말로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식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아직 시행도 안 된 금투세가 도리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는 어이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정책위의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에 비해서 금융투자소득의 비과세 범위가 넓어서 고소득층일수록 금융상품을 활용해서 조세 회피를 할 수 있는 불공정한 환경"이라며 "불합리한 과세 체제를 바로잡고, 글로벌 스탠더드인 금융세제 선진화를 위해서 금투세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이번 금투세 폐지 선언은 세수 결손이 심각한 상황에서, 부족한 세수를 또 근로자들의 소득으로 메꾸려는 얄팍한 속셈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펑크난 세수가 60조원에 달하고,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44조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비어버린 곳간을 채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피땀이 담긴 근로소득세만 더 걷히고 있는 것, 결국은 유리지갑만 쥐어짜서 나라의 재정을 메꾸려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회 합의도, 조세 정의도, 국가의 건전재정성도 모두 무너뜨리는 이러한 퇴행적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해 도입하려고 했던 금투세는 2022년 여야의 세법 협상에 따라서 2년 유예된 바 있다고 짚으며 "당시 국민의힘은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하는 조건으로 주식양도세를 금투세 도입 시까지 존치시키되, 과세 대상자 범위를 종목당 10억원 유지 조건에 합의를 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령을 고쳐서 주식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에서 50억원으로 완화해버렸다. 대통령은 지난 2일 금융투자소득세의 폐지마저 선언해버린 상황"이라며 "최소한도의 정치 도의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여야는 2020년 세법 개정을 통해 금투세를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한 상태였으나 2025년 시행으로 유예한 바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재정건전성 얘기하면서 감세하기만 하는 것이 맞느냐"며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감세를 먼저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충분하게 세수를 확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감세로 가야 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정부가 내놓는 건 계속 지난해 59조나 세수펑크가 났는데도, 또 감세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아무 대책은 없다"며 "재정건전성 탓만 하고, 계속 정부의 재정적 역할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구태의연한 부자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기업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