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첫만남이용권 만족도 조사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22년 도입한 '첫만남이용권' 바우처 금액을 올해 태어난 둘째 아이부터 100만원 늘리기로 했지만, 이로 인한 출산 장려 기대효과는 크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첫만남이용권을 소진한 2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 조사 때보다 추가 출산 계획에 대한 영향력, 경제적 부담 완화 효과, 만족도가 모두 하락한 결과가 나왔다.
첫만남이용권은 정부가 지난 2022년 자녀 출생시 초기 양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했다. 올해는 첫째와 둘째 출산 시 각 200만원, 300만원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한다.
'정부가 바우처 금액을 확대할 경우 자녀를 추가로 낳을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 대답이 37.7%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무려 10%포인트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그렇다'라는 긍정 응답은 46.4%로, 전년 조사 때보다 8.7%포인트 감소했다.
불만족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대부분 '바우처 금액 부족(77.1%)'을 1위로 꼽았다. 이들이 희망하는 적정 바우처 금액 평균은 595만원이었고 중위값은 500만원이었다.
첫만남이용권의 경제적 도움 수준도 도입 첫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도움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4.01점으로, 전년도 4.28점보다 다소 하락했다. 전반적 만족도는 2022년 설문조사에서 4.79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하락한 4.47점이었다.
향후 추가 출산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0명'(출산계획 없음)이라는 답이 75.6%였고, 1명 더 낳겠다는 비율은 20.7%, 2명은 3.3%였다.
첫만남이용권의 주요 사용처로는 산후조리원(48.4%)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육아용품(15.5%), 의료비(14.6%), 식음료비(13.7%) 순이었다.
연구를 수행한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시행하고 나서도 합계출산율이 낮아진 점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추가 출산에 직접적인 효과는 없다고 보인다"며 "첫만남이용권 금액을 증액하면 정책수요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가계 경제에 도움도 되겠지만, 만족도의 지속이나 추가 출산과 같은 장기적인 효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첫만남이용권은 다른 육아정책에 비해 정책수요자들의 호응도가 높고, 실제 가구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분 좋은'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첫만남이용권 자체 만족도가 최근 일년 사이에 떨어졌다기보다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많이 올라서 금액에 대한 체감이 달라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