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보장관 "팔레스타인인 해외로 보내야" 주장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을 구성한 장관들이 국제사회의 맹비난에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해외 강제 이주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길라 감리엘 이스라엘 정보 장관은 8일, 예루살렘 포스트 기고 글에서 국제사회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돈을 보내는 대신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자발적 해외 재정착'에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주의적인 이유로 가자지구 외부의 팔레스타인인의 자발적 정착을 촉진하는 선택안을 제안한다"라며 "가자를 재건하거나 실패한 UNRWA(유엔 난민 구호기구)에 돈을 쏟아붓는 대신 국제사회가 정착비용을 지원해 새로운 수용국가(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 분쟁관리, 높은 장벽 건설 등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기 때문으로 오랫동안 답이 없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팔레스타인인의 해외 이민이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더 나은 삶은 추구하는 가자 민간인의 승리이자 이번 비극적인 참사 이후 이스라엘이 승리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이와 같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방안은 일부 이스라엘 극우가 아닌 정권을 담당하는 핵심인사들의 주장이라는 데 문제의 출발점으로 우려된다.

지난 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내각이 하마스와의 전쟁이 일단락된 후 팔레스타인 재정착을 놓고 콩고민주공화국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밀 논의를 진행했다"라고 보도, 내각 내에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베발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도 공영방송 KAN 인터뷰를 통해 "가자의 팔레스타인 200만 명이 매일 아침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유대인을 학살, 강간, 살해하려는 열망으로 깨어난다"며 "이스라엘인 70%가 팔레스타인의 자발적 이민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별도 회견에서 국가안보부 벤 그비르 장관은 "이스라엘이 의미있는 팔레스타인 이민 정책을 장려하기 원하며 팔레스타인을 받아들이는 국가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러한 이스라엘 장관의 발언은 선동적이고 무책임하다"라며 우려를 표명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두 장관은 "이스라엘은 미국 성조기에 그려진 또 다른 하나의 별이 아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