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6원 오른 1331.8원 마감…두달 여만에 1330원 돌파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마틴 루터킹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동결에 대한 실망감, 부진한 독일의 경제지표, 지정학적 불안 등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1331.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2일 1342.9원 마감 이후 두 달여만에 133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8원 상승한 1321.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오름세를 보이며 1330원대 초반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식 시장은 마틴 루터킹 데이로 휴장했다.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율은 –0.3%(예상치 -0.3%, 전년치 +1.8%)를 기록해 코로나19 이후 다시 마이너스(-) 성장율로 전환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 자동차 등 제조업 경기 부진 등 이유로 성장률이 악화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위원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인하가 없을 수 있다고 발언한 영향에 독일 DAX 지수는 –0.49%를 기록해 하락했다.

전일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동결에 대한 실망감도 지속됐다. 홍해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어졌다. 예멘 후티 반군이 미국 회사 소유 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에 지대함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군사적 불안감에 카타르에너지는 안보상 이유로 홍해상 LNG 운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K증권 강재현 연구원은 "유럽 금리가 재차 반등했는데 다보스 경제포럼에 참석한 홀츠만 ECB 위원이 올해 금리인하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발언한 점이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6월부터 ECB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 기대는 큰 실망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최근 지정학적 위험이 매우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며 "분데스방크 나겔 총재도 여름까지 기다려 봐야 하겠으나 어쨌든 지금은 인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