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인 "잘루즈니, 서방 비밀회담 참여"
전 우크라 총리 "해임 여부는 미국이 결정"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 사진=로이터통신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의 경질설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서방 당국자들과 비밀 휴전 회담에 참여한 사실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알았기 때문에 해임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퓰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언론인 시모어 허시는 자신의 블로그 '서브스택'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설에 대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서방 관리들과 전쟁 종식을 협상하는 회담을 비밀리에 해온 사실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알아차렸기 때문이라고 일부 미국인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시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논의 끝에 지난해 11월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시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기고문에는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러시아에 유리한 소모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이견을 드러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진두지휘해오며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두 사람 간 갈등이 외부에 알려진 계기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설을 CNN이 제기하면서다.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잘루즈니가 지난달 29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서 해임 통보를 받았으나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경질설을 두고 온갖 추측성 정보들이 나돌고 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젤렌스키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사련관의 갈등을 '권력 투쟁'이라고 묘사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인기 있는 총사령관을 둘러싼 상황은 우크라이나 정권의 고뇌와 죽음을 반영한다고 꼬집었다.
니콜라이 아자로프 전 우크라이나 총리는 페이스북에 "잘루즈니가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를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에 젤렌스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 여부는 젤렌스키가 아닌 미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