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유가따라 수익성 흔들…매출은 5분기만에 반등

4분기 영업익 25억…정유·석화 부진 신음
연간 영업익 6167억…전년대비 78% 감소

6일 그룹 지주사 HD현대의 공시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 9131억원, 영업이익 25억원, 당기순손실 108억원을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8.3%, 영업이익이 80.5% 줄고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전분기 비교 시에는 매출이 35.9%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99.2% 감소하고 순이익이 역시 적자전환으로 적혔다.

매출의 경우 최대 직전년도 3분기 10조 2831억원으로 분기기준 역대 최대기록을 새로 작성한 뒤 연속 감소세를 거듭하다 5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불리한 시황에 부딪친 영업이익은 1분기 2590억원, 2분기 361억원, 3분기 3192억원 등 널뛰기 행보를 이어오다 4분기 0.0% 이익률에 그치는 등 수익성 악화로 신음했다. 4분기 유가관련 손실만 2000억원 규모로 이 중 재고관련 손실이 1000억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정유부문(별도)이 직전분기보다 44.4% 늘어난 7조 6032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익이 같은 기간 2620억원 흑자에서 729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석유화학도 38.5%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33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전사 수익성이 흔들렸다.

HD현대오일뱅크는 "비 오펙플러스(OPEC+, 석유수출국기구와 비 오펙 주요 산유국 협의체) 산유국 증산과 중국수요 부진 우려로 유가가 하락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제품시황 약세가 나타나 정제마진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동절기 휘발유 블렌딩 수요 감소와 역내 생산업체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공급증가로 약세를 보인 혼합자일렌(MX) 스프레드 등에 석유화학도 부진했는데 HD현대케미칼의 경우 별도기준 직전분기 255억원 영업이익에서 4분기 49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윤활기유 사업을 영위하는 HD현대쉘베이스오일이 별도기준 직전분기보다 82.6% 증가한 영업이익 347억원을 거뒀고 카본블랙 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오씨아이가 유가하락에 원료가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전분기 대비 16.3% 감소했으나 159억원으로 영업흑자를 유지하며 한숨을 돌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국제유가의 경우 두바이유 기준 연초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출발한 뒤 2분기 7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고 3분기 80~90달러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4분기 평균 80달러 초반대로 재차 하락하며 등락을 거듭한 바 있다.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정제마진도 1분기 업계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선 8.1달러를 보였으나 2분기 4달러 수준으로 이를 하회하고 3분기 9달러대로 치솟은 뒤 4분기 재차 BEP 내외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누계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28조 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 당기순이익 1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9.6%, 77.9%, 90.5%씩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2.2%로 전년도보다 5.8%p 하락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유가가 비오펙플러스 산유국의 증산 기조 유지와 중국수요 부진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겠으나 휘발유 크랙이 드라이빙 시즌 등 계절적 성수기 대비 비축 수요상승과 함께 중국 저수출 기조에 따른 점진적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제품 스프레드도 성수기 진입 등으로 수요가 늘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