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명품백 입장에 "자기합리화로 끝낸 빈껍데기 대담" "해법은 수사"

홍익표"'아쉽다'고 넘어가려는 모습,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오만"

박주민 "KBS 앵커, 의전과 경호 문제 언급하며 본질 왜곡"

고민정 "매정하게 못 끊으면 그게 뇌물, 그걸로 죄의 대가 치르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신년 특별대담을 두고 "거듭되는 실정과 잘못에도 반성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시작해 자기합리화로 끝낸 빈 껍데기 대담"이라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이 듣고자 했던 진실한 사과와 반성, 위로와 공감, 어느 것 하나 담겨 있지 않았다. 대통령이 받은 선물과 수백억을 낭비해 꾸민 집무실 자랑만 늘어놓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는 앵커, 뇌물성 명품백 불법 수수 문제를 '아쉽다'고 넘어가려는 모습은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오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검사 시절 범죄 혐의자가 '죄를 저지른 것은 아쉽다,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다'고 하면 본인이 그런 혐의자를 풀어줬는지 한번 묻고, 그 답을 듣고 싶다"며 "진솔한 사과와 반성을 원하는 국민들을 더 이상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들은 김건희 씨가 명품백을 수수하는 장면을 보고 분노했고, 다수의 국민들은 지금도 관련해서 대통령이나 김건희 씨가 사과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KBS 앵커는 '외국 회사의 자그마한 파우치'라고 축소하고, '그 장면을 보면서 의전과 경호 문제를 가장 먼저 생각했을 것'이라며 본질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방송이 장악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측은함까지 느껴졌다"고 개탄했다.

이어 "KBS와 대통령은 김건희 씨의 보호를 위해서 금품 수수에 대한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며 "김건희 씨가 현 정부의 최우선 순위고, 이와 관련된 치부와 범죄는 대통령과 정부가 어쩔 수 없는 성역이 돼버린 것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윤 대통령에 의하면 김 여사는 사람과의 만남을 박절하게 거절하지 못한 몰카 공작의 피해자, 정치공작의 희생양일 뿐"이라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을 기대했다가 '우롱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명품백 사건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라도 할 줄 알았다. 그런 기대가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 다시 깨닫게 된다"고 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을 옹호하려 생각나는 대로 모든 억지를 모아 가져다 붙여놓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대통령 사과는커녕 몰카 공작으로 몰아붙이는 뻔뻔한 변명이 국민에게 더 큰 심판 의지를 줬다"고 했다.

일각에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뇌물'이라며 검찰 수사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 통과를 강조했다.

고민정 의원은 8일 BBS라디오에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라는 말을 했는데 매정하게 끊지 못해서 그게 뇌물인 것"이라며 "매정하게 못 끊으면 그게 뇌물인 거고, 그걸로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김건희 여사 사과는 마무리 단계가 아니고 시작이다. 사과를 하고 수사에 나서서 국민들로부터 그 의혹을 떨쳐내야 되는 게 대통령의 의무인데 사과조차 없었던 대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건희를 수사하라' 현수막을 선거사무소에 내걸었다고 밝히며 "'아쉽습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변명만 늘어놓은 윤 대통령의 후안무치함을 민심은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해법은 단 하나다. 특별검사가 김 여사를 수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거부한 김건희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명품백 수수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하고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라며 "아쉽다"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여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사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담이 국민 눈높이에 맞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담을 아직 안 보고 보도는 봤다.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 대통령이 계속 '아쉽다'고 했는데, 나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겠다. 아쉽다"고 평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일단 박절하게 대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국민들이 이해는 못하실 것"이라며 "그냥 몰래카메라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피해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가이기 때문에 사실 이 상황을 더 잘 아실 것이다. 대통령께서 (국민의) 눈높이가 안 맞는다는 것도 아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제가 봤을 때 대통령 수준에서는 최선을 다하신 것이다. 본인도 아시겠지만 국민 수준에는 안 맞는다", "많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수준에 맞춰서 해결을 하려면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사저로 가시든지 아니면 외국에 잠깐 계시는 게 대통령과 여사께도 우리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