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가계 저축 늘리고 소비 줄여
팬데믹 이후 30~40대 소비회복 부진
금리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 확대 주의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산에 비해 대출이 많은 30·40대세와 소득 중상위층이 금리상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기간 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은이 6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2022년 말부터 소비의 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가계가 보유중인 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초부터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금리 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가계 순저축률은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계의 이자부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급상승했다.
한은은 금리상승에 따른 재무적 영향에 따라 금리 익스포저가 낮은 △1∼3분위를 '금리상승 손해층'으로 △5분위를 '금리상승 취약층' △9∼10분위를 '금리상승 이득층'으로 분류했다.
'금리상승 손해층'은 30·40대와 소득 중상위층 및 소비 상위층 비중이 높았다. 이들은 주택보유비중, 수도권 거주 비중, 부채가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부동산담보대출 비중 역시 컸다. '금리상승 이득층'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은 다소 낮지만 주택보유비중과 소비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금리상승 이득층'은 60대와 고소득 및 고자산층에 집중돼 있었다. 중립에 가까운 '금리상승 취약층'은 저소득·저자산·저부채 가구가 많았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소비증가율은 '금리상승 손해층'의 소비는 크게 위축됐고, '금리상승 취약층'의 소비는 '손해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했으며 '금리상승 이득층'은 소비를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가계 소비 변화를 살펴본 결과 '금리상승 손해층'의 소비 회복이 가장 부진했다.
보고서는 금리인상 소비둔화 효과는 '기간간 대체효과'만 고려했을 때보다 20% 이상 높아지는데 이는 '손해층'에 소비성향이 높은 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반면, '이득층'에는 소비성향이 낮은 가계가 많은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30,40대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