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테러 사망자 137명…美·英 "우크라 연루" 러 주장 일축

美부통령 "우크라 관련 없어…모든 책임은 IS-K에"

英재무 "침공 비판 피하기 위한 러의 악의적 선전전"

러 당국 "사망자 137명으로 늘어나…62명 신원 확인"

푸틴 "용의자들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배후 시사

1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 관련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가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이를 일축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슬람국가(IS)에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카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이슬람국가-호라산(IS-K)에 있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테러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 장관 또한 우크라이나 개입설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헌트 장관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악의적인 선전전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러시아 정부가 보인 행태를 보면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영국과 유럽연합은 IS가 다시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폭발물을 투척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날 기준 사망자가 13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6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인 IS는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들이 배후라고 밝혔으나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체포한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23일 국민 연설을 통해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이 "허위"라며 이번 테러가 러시아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