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유림 대표들 “퇴계 모독한 김준혁 후보, 사죄·사퇴해야”

유교문화선양회를 비롯한 안동 유림단체 대표들은 9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의 사죄와 사퇴를 요구했다.

유림단체 대표들은 김 후보가 퇴계 이황 선생을 두고 성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김 후보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낯 뜨겁게 엮어 선현(先賢)을 욕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김 후보는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림단체 대표들은 "퇴계 선생은 '겨레의 스승'으로까지 추앙받는 선현으로, 중국과 일본 제국주의 학자들조차 존경을 표해 마지않았다"면서 "이런 비뚤어진 사고로 국민의 선량이 되어 국정을 논하겠다고 국회의원까지 탐내는 것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림단체 대표들은 또 "즉시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국회의원 후보에서 사퇴함은 물론 당 차원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기 위해 1574년에 건립된 안동 도산서원 측도 앞서 8일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산서원 원장 김병일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일동'은 성명을 통해 "김 후보의 황당한 주장은 민족 정신의 스승이요, 도덕 사표인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하는 언어폭력"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퇴계 선생은 학문과 인격, 일상생활에서 후세나 현세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고 있다"면서 "즉시 김 후보를 사퇴시키고 사과 성명을 발표해 거국적 분노를 가라앉혀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가능성,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여성단체로부터 후보직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