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통령 거부권, 고작 여당 협상력 높이라고 부여된 권한인가"
"22대 국회서 채상병,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할 수 있도록 건의해달라는 요청인가"
국힘 김용태 "여소야대 상황…여당이 요청하면 적극적 활용하겠다는 취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전날(16일) 국민의힘 수도권과 대구·경북(TK) 초선 당선인과 만찬에서 했다는 거부권 관련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이 고작 여당의 협상력을 높이라고 부여된 권한이냐"고 지적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꼭 필요할 때만 쓰라고 준 권한을 '조자룡 헌 칼'처럼 쓰자는 윤 대통령은 정말 법조인 출신이 맞냐"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과 자격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헌법 정신에 따라 극히 제한적으로 써야 할 거부권을 '협박'의 수단으로 삼으라는 대통령의 초법적 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22대 국회에서도 '해병대원 순직사건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거부할 수 있도록 건의해달라는 요청이냐"고 되물었다.
황 대변인은 "대통령은 법의 수호자이지 초법적 존재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권력형 게이트와 배우자의 범죄를 덮기 위한 거부권 행사가 헌법적 한계를 넘어선 위헌적 행위라는 경고를 넘겨듣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만찬에 참석했던 한 당선인이 17일 "거대 야당이 상당히 폭력적으로 의회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지 않나"라며 "그런 차원에서 여당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 것을 안다"고 전했다.
이어 "예산편성권, 재의요구권 등이 정부가 가진 권한이지 않나. 그런 것들을 적극 활용하라. 그래야 협상력이 대등해지지 않겠나. 이런 취지로 말했다"며 "이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와서 한 게 아니라, 먼저 (윤 대통령이) 직접 말한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활용' 발언을 두고 "헌법상 우리의 가치 그리고 국정 기조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같은 것들을 여당이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그런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와의 인터뷰에서 "야당하고 협치, 협상하는 것 존중하는데 야당의 힘으로 밀어붙일 때가 있지 않나. 여소야대 상황이고 야당이 192석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협상이 안 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 같은 경우 여야가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없고 야당의 힘으로 밀어붙일 그런 결과치들이 있을 텐데 그럴 때는 당선인들 의견들 많이 달라 이런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에 '22대 국회에서 더 많은 거부권이 남발될 수도 있겠다'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여야가 하나씩 양보해야 되겠다. 지금 상황들이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며 "21대 국회보다는 더 나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치가 있다. 22대 여야 당선인들이 잘 고민하고 또 협상을 이끌 수 있도록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