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 중 칼에 베인 상처
병원, 소송 통해 지급하겠다는 입장
아빠 "딸이 상처 가릴때 마음 아파"
◆…부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이마 두 곳이 찢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40대 직장인 A씨는 2021년 11월 18일 부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B의사의 제왕절개 수술로 딸을 낳은 후 아기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기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두 곳의 피부가 찢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한 곳은 상처 길이가 2cm나 되고 피부가 많이 벌어져 심각한 상태였다.
B의사는 당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자신이 책임지고 치료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기의 상처가 1년 6개월이 지나도 아물지 않아 아기의 아빠인 C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의사는 간호사 실수로 종이에 베인 상처라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아기의 이마 상처는 제왕절개 도중 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도 과실을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제는 병원이 의료과실에 대비해 들어 놓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산정한 금액은 127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1000여만원을 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한다면 변호사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돼 병원 측에 보험처리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와 동업 중인 다른 3명의 의사가 소송을 통해 이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B씨는 현재 다른 의사들과 사이가 틀어져 병원을 나와 다시 개업한 상황이다.
이에 C씨는 병원과 B씨 등을 의료과실과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씨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45살에 어렵게 얻은 딸인데 커갈수록 상처도 커지고 있어 속상하다. 딸이 상처를 가리며 보지 말라고 말할 때 마음이 아프다. 코로나19가 극심할 때 출산해 아기 면회가 어려웠고 병원에서 알아서 상처를 잘 치료해줄 것으로 믿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병원은 자기가 들어놓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결정도 거부하고 있어 분통이 터져 잠도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기 상처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아기 부모 측이) 내용증명을 보내왔으나 원하는 합의금이나 위자료를 알기 어려워 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며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원하는 부분을 파악하지는 않았으며, 소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