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방어에 한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극비리에 허용했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3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 2명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북동부의 제2도시 하르키우 인근에서만 미국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군을 공격하거나 반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며 "다만 러시아 영토 내부를 겨냥한 장거리 공격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지난 수일간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인근 국경에 대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하르키우를 향해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 국경 인근의 러시아군, 우크라 영토를 향해 발사하는 러시아 폭격기를 격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거나 에이태킴스(ATACMS)와 같은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있는 내부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같은 결정은 미국 무기 사용이 참전의 의미를 갖는다며 확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던 기존 입장의 변화"라며 "전장에서 악화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최근 하르키우에서 공세를 펼치며 진격하는 러시아군에 대응해 바이든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폴리티코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무기의 우크라 사용 허용 여부와 관련, 최근 며칠 동안 극비리에 이를 결정했거나 곧 결과가 나올 것임을 암시했다.
폴리티코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선회를 공개적으로 시사한 최초의 미국 관리이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역시 이에 대한 잠재적인 변화를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메시지는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뒤 나온 결정"이라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앞서 폴리티코는 미 정치권에서도 의원들이 이를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이를 지지했으며, 미군 고위 관리들은 의회에 비공개로 무기 사용 제한 완화가 군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브리핑했다고 최초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제작한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내부 공격 시 러시아의 침공과 무관한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된 러시아 군사 기지를 공격하는 데만 미국 무기를 사용해야 하고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폴리티코는 부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한 후 미국에 무기 사용에 관한 원칙을 바꿔 달라고 요청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군이 국경 너머에 있는 러시아군의 진지를 공격할 수 없는 것이 하르키우 방어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특히 전날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 미국 무기 사용 허가를 독촉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