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국정원, 윤석열 국정원 따로 있을 수 없다…갈라치기로 정보역량 훼손 안 돼"
"대통령실, 도청당하고도 동맹이라고 넘어갔던 것 이번 일 계기로 반면교사 삼아야"
민주 "불리할 때마다 전 정권 찾는 한심한 행태 멈추라"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의 영향력 있는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16일(현지시간) 미 연방법원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이날 공개한 공소장에서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수미 테리 연구원을 기소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이 시각에도 각국의 정보기관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정보전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정원을 갈라치기해 정보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16일(현지시간) 수미 테리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 검찰은 공소장에서 수미 테리가 2013년부터 작년 6월께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그 대가로 명품 핸드백과 연구활동비 등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과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기소는 미 실정법 위반 혐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미 연방검사의 말처럼 '미국 공공정책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미국 내 문제다. 미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10년 전 이미 FBI가 수미 테리에게 경고한 활동을 왜 이 시점에서 미 검찰이 기소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사전에 이번 기소를 인지 및 대응한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 및 점검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국의 보안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키는데 우리는 대통령실을 도청당하고도 동맹이니까 문제가 없다고 퉁치고 넘어갔던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오늘(18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미 테리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는 박 정부 당시 내용이 8항, 문 정부 당시 내용이 12항, 그러나 윤 정부는 첫해만 무려 20개 항이 기술되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사법당국의 일에 대해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가 차분하게 사태의 파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전 문 정부, 현 윤 정부의 대립을 조장하면 안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1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또 '전 정권 탓'이냐"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미 테리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한 것은 2023년 6월로, 이 시기는 2023년 4월 국가안보실 감청 의혹 발생 직후다. 통상의 동맹관계에서 이러한 사건은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다. 윤 정부의 외교라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직격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불리할 때마다 전 정권을 찾는 한심한 행태를 멈추라"며 "그리고 이번 사건이 한미관계의 더 큰 불씨로 번지기 전에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