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사진 로이터>
미국 연방 검찰은 중앙정보국(CIA),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의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기소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뉴욕 연방 검찰의 소장을 인용,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고가의 사치품 등을 받고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한국 정부의 정책 입장을 옹호하고, 미 정부의 비공개 정보를 한국 국정원 직원들에 공개했으며, 한국 정보 관료들이 미국 측 관계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미 테리는 이에 대한 대가로 보테가 베네타와 루이비통 핸드백, 돌체 앤 가바나 코트, 미슐랭 식당에서의 저녁 식사를 비롯해 3만7000 달러(약 5100만원) 상당의 뒷돈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활동은 CIA를 떠난 지 5년 만인 2013년 6월부터 시작해 10년 동안 지속됐다.
싱크탱크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녀는 현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자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및 한반도 전문가이다.
수미 테리는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그의 변호인 리 월로스키는 성명을 통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독립성과 수년간 미국에 봉사한 것으로 알려진 학자이자 뉴스 분석가인 그의 업적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장에 적힌 기간 동안 수미 테리는 한국 정부를 가혹하게 비판하기도 했다"면서 "사실이 밝혀지면 정부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FR 대변인은 이날 수미 테리에게 무급 휴가를 부여했으며 모든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대사관과 맨해튼 소재 미국 검사 데미안 윌리엄스 사무실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수미 테리는 TV, 라디오, 팟캐스트에 자주 출연했으며 3차례에 걸쳐 미 의회 청문회에도 출석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12살 때 미국에 이민한 그는 하와이와 버지니아에서 성장했으며, 보스턴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수미 테리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CIA 동아시아 분석가를 지냈고,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NSC 한국·일본 및 오세아니아 과장을 지냈으며,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까지 역임했다.
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연방 외국 대리인 등록법에 따른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당 법을 위반하려고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