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보다 20살 많아
"바이든 고령 공격한 공화당 전략 역효과"
트럼프 유색인 표심 호소 전략에 영향
흑인 유권자 호감도 '해리스 55%·트럼프 15%'
◆…흑인 아시아계 여성인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차기 후보로 확정될 시 3개월가량 남은 대선의 역학관계가 재설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 로이터>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가운데 흑인·아시아계 여성인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차기 후보로 확정될 시 3개월가량 남은 미 대선의 역학관계가 재설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싱크탱크 프리덤하우스 에이드리언 카라트키니 전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우크린포름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임자로 해리스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의 지지를 받고 최근 몇 년간 민주당 행정부의 모든 업적을 기반으로 하는 해리스가 트럼프 약점 중 일부를 강조하는 젊고 역동적인 후보자로 거듭나며 대선의 역학 관계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용기 있는 행동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는 인지력 논란 등 대선 내내 고령 리스크에 시달렸던 바이든 대통령(81세)보다 3살 적으며 해리스 부통령보다는 20살 많다. 만약 그가 당선돼 임기를 채울 시 그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보다 한 살 더 많은 84세가 된다.
BBC 또한 "누가 되든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 될 것"이라며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공화당이 초점을 잘 못 맞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바이든 대통령을 표적으로 사용해 온 '강함 대 약함' 전략은 해리스 부통령 등 후임자로 거론되는 젊은 민주당 주지사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그가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흑인 지지를 강화하며 날카로운 토론 기술을 이용,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해리스 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을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화당 기부자 두 명은 로이터에 "트럼프 선거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교체론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들은 바이든이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이 지난 대선과 달리 흑인 등 유색인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대선 당시 흑인 유권자의 87%가 바이든을 지지하고 12%만이 트럼프에 표를 던진 반면 최근 인플레이션과 전쟁 이슈 등으로 트럼프 측으로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날 공개된 ABC뉴스와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들 사이 해리 부통령의 호감도는 55%에 달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15%에 불과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 사이 호감도는 각각 38%, 37%로 집계됐다.
이는 당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을 내치기 어렵게 만든다. 도나 브라질레 전 DNC 의장은 흑인 여성을 제치고 다른 후보를 지명할 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베니 톰슨 의원은 "이는 당에 죽음의 키스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년이 넘는 미국 민주주의 역사 동안 단 한 명의 흑인 대통령이 선출됐고 여성 대통령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해리스 전 보좌관인 자말 시몬스는 "미국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해리스가 후보가 될 시 흑인 유권자들이 자극을 받고 2016년 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을 후회하는 여성들도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크게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그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경합 주를 맡을 수 있는 후보가 아니라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41%)이 트럼프 전 대통령(43%)과의 양자 대결에서 2%포인트 뒤처진 반면, 해리스 부통령(39%)은 트럼프 전 대통령(44%)에게 5%포인트나 뒤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