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불법 외환거래 급증.. 과태료 688억 부과(6월 기준)
관세청 과태료 수납률, 2019년 48.9%→올해 6월 9.1%로 급감
"수납부진 계속되면 제재처분 실효성 저하될 것, 대책 마련 필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가상자산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제공).
가상자산 관련 불법 외환거래가 늘면서 관세청이 부과한 과태료가 급증했지만, 수납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과태료 부과 징수 현황'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관세법과 외국환거래법 등 위반으로 부과한 과태료는 688억700만원이었으나 수납액은 62억7900만원에 불과해 수납률 9.1%를 나타냈다.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의 증가 등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례가 늘면서 부과된 과태료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관세청이 부과한 최근 5년간 연도별 위반 법률별 과태료의 부과징수 현황(자료: 관세청 제공).
관세청이 징수한 과태료는 2019년 175억3200만원에서 올 6월 말까지 688억700만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과태료는 2019년 142억4200만원에서 669억8100만원으로 4.7배 늘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 관세청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대부분의 불법 외환거래가 해외에서 가상자산 구매 자금을 무역 대금으로 위장해 송금하거나, 해외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외환을 인출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보낸 경우"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에는 가상자산 구매자금을 무역대금으로 속여 한화 약 6000억원을 송금하였다가, 적발돼 205억2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도 있었다.
박 의원은 과태료 결정액 대비 실제로 걷은 수납률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 48.9%이던 과태료 수납률은 올해 6월 기준 9.1%로 39.8%p 떨어졌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불법 외환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법을 어긴 뒤 해외로 도피하거나 잠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간별 미납된 과태료 현황.
미납 기간별 과태료가 많은 순서로 △2~3년 이내(278억4400만원) △1년 이내(186억2800만 원) △1년~2년(74억4000만원) △5년 이상(45억6300만원) △3년~4년(23억9000만원) △4~5년( 11억6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법 위반에 대한 금전적 제재 성격인 과태료에 대한 수납 부진이 계속된다면 제재 처분의 실효성까지 저하될 수 있다"며 "과태료 수납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