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으로 올해 사업 포기 중견·중소기업 6배 증가

"중기부 국가 R&D 사업 포기 중소·중견 기업 수 지난해 29개→올해 175개"

"R&D 사업 유지 중소·중견기업 912개사, 올해 1~7월 동안 3387억원 대출받아"

민주 장철민 "막무가내 R&D 삭감…중소·중견기업 혁신역량 저해, 국가 차원 손해"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단행 이후 R&D 사업을 포기한 중견·중소기업이 전년 대비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 국가 R&D 사업 포기 중소·중견 기업 수는 지난해 29개에서 올해 175개로 급증했다. 산자부 R&D 사업 포기 중소·중견 기업 수도 전년 대비 23.5% 늘어났는데, 중소·중견기업 105개사는 모두 사업 포기 사유로 '정부출연금 감소 이후 기업의 과제 계속 추진 필요성 저하'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기부는 포기 사유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R&D 사업을 유지한 중소·중견기업 912개사도 올해 1월~7월 동안 3387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기업의 대출로 충당된 것인데 중소벤처기업부 '저금리R&D 융자지원' 사업을 통해 497개 기업이 1013억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첨단전략산업기술혁신융자' 사업을 통해 26개 기업이 790억원, 'R&D혁신스케일업융자지원' 통해 390개 기업이 1583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받은 기업들은 모두 올해 국가 R&D 예산이 삭감된 중소·중견 기업들이다.

이에 장 의원은 "막무가내로 국가 R&D 예산 삭감하더니, 삭감분을 중소·중견기업들의 대출로 돌려막고 있다"며 "정부의 막무가내 R&D 삭감이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역량을 저해하고, 국가 차원에서도 손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개최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R&D예산 삭감으로 피해를 본 중소·중견기업들의 피해상황 점검과 대출로 국가R&D를 이어가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예산 우선 복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중기부 내 R&D 예산을 지난해 1조 8247억 원에서 올해 1조 4097억 원으로 22.7%(4150억 원) 삭감했다. 산자부 내 R&D 예산은 지난해 5조 6710억 원에서 올해 5조 801억 원으로 10.4%(5909억 원) 삭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