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한동훈 판정승에도 갈등 상당히 있을 것"
"당내 갈등 고리 풀 사람? 대통령과 영부인"
"尹, 국민의힘에 맡기고…여당은 용산 눈치 보지 말아야"
"민주당 전대 낮은 득표율, 위기…심각하게 받아들여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5일 친윤계(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유임 여부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 갈등이 노출되며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이번에는 한동훈 대표가 판정승을 한 셈인데 여전히 갈등은 상당히 있을 거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방송 '국회라이브1'에서 "'과반이 되냐 안 되냐'를 두고 먼저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낼 때 트라우마도 있었기에 최고위원 자리에 신경을 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원래 정책위의장이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최고위원이 아니다. 최고위원회의 할 때 배석자로 들어갈 뿐이다. 지금 정책위의장이 최고위원을 겸임하지 않으면 저렇게 갈등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집권당 내에서 저렇게 갈등이 있는 건 빨리 풀어야지, 안 그러면 우리 국민들만 불쌍해진다"고 비판했다.
앞서 최고위원회(9명) 구성이 범친윤 4명, 범친한 4명인 상태에서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이 친윤, 혹은 친한일 경우 당무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표결 향방을 좌우할 수 있어 정책위의장 자리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은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물러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한 대표는 곧바로 TK(대구·경북) 4선인 김상훈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상훈 의원은 새 정책위의장으로 추인됐다. 또 한 대표는 전날 지명직 최고위원에 원외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을 지명했다. 김 전 조직부총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히면서 친한계는 최고위에서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을 포함해 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집권당 내 갈등의 고리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누구라고 보나' 질문에 유 전 사무총장은 "대통령이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영부인과 같이"라고 답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4법, 25만원 지원법 등 야당의 강행 처리 법안들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 도돌이표 정국이 이어지는 데 대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듯이 참 어렵다"면서도 "두 당은 다 자기 강성지지층으로부터 '왜 그거 그렇게 양보했냐'라는 비난을 받는다. 근데 결국은 그렇게 타협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 국회"라고 여야 합의 원칙을 강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 끝나고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 만났을 때 '아, 이제 대통령이 변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당선자 연찬회가 가서는 '여러분들 제가 거부권 같은 것 쓰지 않게 국회에서 서로 잘 숙의를 하십시오' 이런 당부를 해야 될 텐데, 거부권하고 예산권 믿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이재명 대표를 만났을 때와 어떻게 같은 사람인지 싶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정치 경험도 없고 하니까 당에다 좀 맡겼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도 너무 용산 눈치 보지 말아야 한다. 그러라고 전당대회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대표가 뽑힌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도 가능하면 너무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끌려가지 말고 시간이 더디더라도 합의 처리하려고 해야 한다. 물론 문제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비롯됐다고는 하더라도"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대표가 제3자 추천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선 "한 대표가 당내에서는 약간 파문도 일긴 했지만, 적어도 대표가 된 이후에 한 대표의 워딩을 봐도 크게 그 소신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 같지는 않더라"며 "이번엔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굳어지며 지역순회 경선에서 광주와 전남, 전북의 온라인 투표율이 20%대에 그치는 등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데 대해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위기"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될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이어 "최고위원에 누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관심이 없다. 자꾸 '수석'이라고 하는데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명칭 자체가 없고, 최고위원일 뿐"이라며 "그중 제일 다득표자가 좌석에 앉을 때 대표, 원내대표 다음이고, 돌아가면서 얘기할 때 마이크 먼저 온다는 거다. 몇 표 차이로 '누가 다득표자가 되냐'인데 그렇게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당대회 흥행 실패를 꼬집었다.
